팀으로 올림픽 출전 겨냥하는 골프 가족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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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앞두고 결혼하는 스테이시 루이스와 제러드 채드웰. [채드웰 트위터]

8월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부부가 팀으로 올림픽 출전을 겨냥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5위 버바 왓슨(36·미국)은 사실상 리우행 티켓을 확보했다. 그는 세계랭킹 2위 조던 스피스와 3위 더스틴 존슨에 이어 미국의 올림픽 랭킹 3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은 세계랭킹 15위 안에 4명 이상이 포진돼 있기 때문에 국가당 최대 출전 인원인 4명이 브라질 리우로 향할 것으로 기대된다.

버바 왓슨은 21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100% 리우 올림픽에 간다”고 선언했다. 왓슨은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아내 앤지와 함께 리우로 건너갈 예정이다. 왓슨 부부는 아이 두 명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가 여전히 기승이지만 왓슨 부부는 올림픽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왓슨은 “농구 선수 출신인 아내도 올림픽에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앤지는 올림픽 출전을 꿈꿨지만 무릎 부상으로 아쉽게 꿈을 접었다”고 설명했다.

왓슨은 올림픽 오프닝 세리머니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비행기 티켓을 구하지 못해 아쉽게 오프닝 세리머니는 건너뛰게 됐다. 리우 올림픽은 8월6일 개막하고 남자 골프는 11~14일 열린다. 왓슨 부부는 올림픽 이벤트를 맘껏 즐길 계획이다. 왓슨은 “이미 펜싱과 핸드볼 티켓을 샀다. 농구 경기도 1경기 이상은 볼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왓슨 부부는 골프 경기가 없는 날이면 종종 농구장에서 데이트를 한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도 올림픽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루이스는 세계랭킹 10위까지 밀려났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올림픽 출전이 확정적이다. 최근 2년간 우승이 없는 루이스는 2012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세계랭킹 10위까지 떨어졌지만 7월11일까지 15위 안에만 머물면 된다.

리우는 루이스의 신혼여행지가 될 전망이다. 루이스는 8월6일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지난해 약혼한 제러드 채드웰과 결혼한다. 여자 골프는 8월17일 시작된다.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루이스는 신혼여행 대신 남편과 함께 리우에서 올림픽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예비신랑인 채드웰은 휴스턴대 골프 코치로 루이스의 올림픽 준비를 도울 예정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예비 신부에게 민감한 사안이다. 하지만 루이스는 “지카 바이러스는 브라질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사안이다. 다른 나라에서 경기를 할 때 같은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리우로 건너가기 전에 지카 바이러스 예방주사를 맞을 전망이다. 경기가 열리는 치추카 올림픽 코스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루이스는 “올림픽 이전에는 일반 이용객을 받지 않는다고 들었다. 오로지 올림픽을 위해서 새롭게 조성된 코스라 정리 정돈이 잘 돼 있을 것 같다. 남자 경기가 먼저 열리기 때문에 충분히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전이 불투명하지만 박인비 부부도 만약 올림픽에 출전하면 팀으로 가게 된다. 남편인 남기협 씨는 박인비의 스윙 코치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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