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세력 입체화 작전의 첫 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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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4강전 3국> ●·스 웨 9단 ○·탕웨이싱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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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보(13~25)=우변 13은 박격포 한방. 일단, 호쾌하다. 상변 세력을 중심으로 하는 입체화 작전의 첫 포성이 울렸다. 14, 16까지는 밀려준다. 여기서 즉각 백이 한발 더 밀고 들어가는 건 작다. 소득은 적고 우상 일대를 흑의 확정가로 굳혀줄 가능성이 커진다.

18은 발 빠른 전개인데 19로 내려선 수가 아프다고 판단되면 ‘참고도1’의 백1로 두텁게 꼬부리는 수도 있다. 그러면 흑2가 필연이 되고 우상귀 백3부터 11까지 전혀 다른 변화가 연출된다. 수순 중 흑10은 절대(귀는 크다). 백11로 밀고 나갈 때, ‘참고도2’의 흑12, 14로 틀어막는다. 계속해서 백15부터 27까지, 흑은 큰 곳과 우상귀의 실리를 차지하고 백은 우변의 실리와 상변 흑 세력을 흩어놓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갈림.

탕웨이싱이 간명한 타협의 길을 택하자 스웨도 우상귀를 굳히고 우하귀를 지키는 실리의 균형을 맞춘다. 우상귀 쪽 22는 급한 수. 이렇게 서둘러 뛰어들지 않다가 흑이 먼저 가일수하면 우상 일대는 온통 암흑 천지가 된다. 이렇게 방대한 세력을 고스란히 집으로 만들어주고서도 이길 수 있다면 ‘바둑의 신’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23에 24로 좁게 벌려 근거를 구할 때 점잖게 한 칸 뛴 25는 좀 한가하지 않나?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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