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최철주 동경특파원|나까소네의 외신기자클럽 「시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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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나까소네」(중증근강홍) 일본수상이 지난 7일 까다롭기로 이름난 일본외신기자클럽에서 첫「시험」을 치렀다.
이 외신기자클럽은 1974년 「다나까」(전중각영)전수상을 연단에 세운채 호되게 금맥문제를 추궁, 결국 그가 수상자리에서 물러나도록 방아쇠 역할을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일본 현직수상 뿐만 아니라 고위관리들도 이곳을 귀문이라하여 가까이 가기를 꺼려하는 곳이다.
「나까소네」수상도 춰임이래 3년동안 외신기자 클럽으로부터 모두 5차례나 초청을 받았으나 이를 정중히 거절해왔던 처지다. 지난 11년동안 현직 수상이 나타난적이 없었던 외신기자클럽 시험무대에 「나까소네」수상이 등단한것은 대중정치를 표방하고있는 그의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는 큰실수 없이 30여분동안 영어로 연설을 끝낸 첫번째 수상이 되었다. 뒤이어 있었던 기자들의 질문공세도 그는 재치있게 받아넘겼다.
그의 연설내용은 대외경제마찰시정을 의해 일본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나를 설명하는 다분히 PR적인 것이었지만 「사안을 분명하게」말하고 정치철학을 「솔직이」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호감은 샀다.
「나까소네」수상은 독특한 변설로 일본의 도덕과 윤리성에 대해 역사적 식견을 털어놓기도 하고, 정치인들 가운데는 「위험」한 외신기자클럽에서 「부상」한 사람(「다나까」전수상을 가리킴)도 있었다는둥 유머도 자주해 좌중에 폭소를 일으켰다.
야스꾸니 (정국) 신사참배나 방위비 한도액철폐등 그가 하겠다고 생각하는것은 우회해서라도 처리하는 정치스타일에 대해 격론도 일어나고 있지만 그에대한 여론의 지지율이 높다는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나까소네」수상이 외신기자클럽에서 합격점수를 받은것이나 국민들로부터 상당한지지를 얻을수 있는것은 그가 매스미디어를 단순한 보도대상으로만 생각치 않고 미디어를 통해 그의 정책을 밀어붙이고 이해시키려는「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많다.
우익성향이 강한 「나까소네」수상은 이른바 대중정치가를 지향하고 있다. 국민의 청치의식이 높기 때문에 국민과 직접 연결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믿고있다.
그래서 매스미디어는 피할것이 아니라 적극 대면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중학생들을 만나서는 그의 학생시절 연애감정을 회고하고 라디오의 젊은이들 프로그램에 전화로 직접 출연, 꿈을 심어주는 멋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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