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달군 더스틴 존슨 벌타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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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타 논란을 딛고도 메이저 첫 승을 차지한 더스틴 존슨. 그의 경기 중 소셜 미디어에서는 벌타 부과 가능성을 알려주는 것이 옳았느냐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사진 PGA 홈페이지]

20일(한국시간) US오픈 최종라운드 우승 경쟁을 한 더스틴 존슨은 5번 홀에서 문제가 생겼다. 그린에서 두 차례 연습 스윙을 하고 퍼터를 공 뒤에 놓는 과정에서 공이 살짝 움직였다. 존슨은 이를 경기위원에게 신고했다. 존슨은 “공이 움직이기는 했으나 내가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기위원은 존슨의 얘기를 듣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정했다.

그러나 경기위원회는 비디오 판독결과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연습 스윙할 때 바람에 의해 공이 움직인 것으로 본듯하다. 특정 경기위원의 판단을 경기위원회가 뒤집을 수 있다. 12번 홀에서 경기위원이 존슨에게 다가가서 “5번 홀 상황에 대해 경기 후 다시 얘기 보자”고 했다. 벌타를 줄 수 있다는 얘기였다.

존슨은 5언더파로 경기를 끝냈다가 벌타를 받고 4언더파로 기록됐다. 2위가 1언더파였기 때문에 벌타 부과에 상관없이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존슨이 경기하는 동안 소셜 미디어에서 논란이 뜨거웠다. 경기위원회의 벌타 판단에 대해 특히 선수들이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벌타 부과의 적절함 논란에 더해 경기 중 벌타 부과 가능성을 알려주는 것이 옳았느냐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존슨이 벌타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불안감 속에서 경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존슨의 경기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벌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미리 알려주는 것이 정당했다”고 했다. 그러나 존슨과 우승 경쟁을 하는 선수들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존슨은 알고 경쟁자들은 몰랐다. 벌타 상황 인지여부가 경기에 유리한지 불리한지와 상관없이 공정성에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USGA(미국 골프협회) 마이크 데이비스 사무총장은 “사람들은 우리가 어떻게 판정해도 화를 낸다. 결국 어떤 상황에서도 규칙대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존슨은 2010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경쟁을 했는데 땅에 클럽을 댔다가 벌타를 받았다. 황무지 같은 땅들을 벙커로 경기위원회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벌타 때문에 연장전에 가지 못했다. 이번 대회가 첫 존슨의 첫 메이저 우승이 됐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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