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확산하는 러시아가 듀렉스 콘돔 판매 금지한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러시아가 세계 최대 콘돔 제조업체인 영국 듀렉스의 콘돔 제품에 대한 판매 금지 처분을 내렸다. 러시아 콘돔 판매의 25%를 차지하는 듀렉스의 콘돔 판매 금지로 러시아에서 HIV 감염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러시아 연방보건감독국은 듀렉스가 콘돔의 상품 등록을 하면서 러시아 정부가 정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듀렉스가 러시아에서 판매하는 11개 종류의 콘돔 판매를 금지시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 17일 보도했다.

미하일 무라시코 연방보건감독국장은 “모든 기업은 러시아 법을 준수해야 한다. 듀렉스 콘돔은 적법하게 등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듀렉스는 러시아에서 콘돔을 판매하는 60여개 업체 중 하나일 뿐이어서 콘돔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 듀렉스가 콘돔 상품 등록을 적법하게 하면 판매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디언은 “러시아 정부는 콘돔 사용을 장려하는 대신 배우자에게 충실 하라고만 하고 있다. HIV 예방 활동은 무시한 채 치료에만 초점을 맞추는 사이 러시아에서 HIV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러시아에선 HIV 감염 환자가 사상 최초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듀렉스는 한국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일으킨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의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가 소유하고 있다. 레킷벤키저는 2010년 7월 SSL인터내셔널로부터 듀렉스를 사들였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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