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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와튼 스쿨 나온 엘리트가 사제된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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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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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여기에 그가 있었다
제임스 마틴 지음
오영민 옮김
가톨릭출판사
464쪽, 1만5000원

잘나가는 비즈니스맨이었다. 펜실베이니아의 경영대학 와튼 스쿨 졸업. GE의 재무부서에서 6년간 근무. 꽤 눈길을 끄는 경력이다.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그는 느닷없이 예수회 신학대에 들어가 사제가 됐다. 제임스 마틴 신부. 이 책의 저자다.

그는 ‘예수’를 알고자 삶의 방향을 틀었다. 사제가 된 후에 출간한 『제임스 마틴 신부, 나를 찾아 떠나다!』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됐다. 미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크리스토퍼상’도 수상했다. 이번에는 동료 예수회 신부와 함께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떠났다. 부제가 ‘예수 탐구 여행기’다.

그는 예루살렘 등 성경 속 장소들을 찾아가 예수의 메시지를 품고 기도에 잠긴다. 예수회의 영신수련을 체험한 바 있는 저자의 묵상은 실질적이다. 성경 구절을 자신이 겪은 일에 대입해 풀어간다. 그래서 책에는 ‘마틴의 묵상, 마틴의 눈’이 녹아 있다. 그 눈을 통해 풀어내는 성서의 실타래가 독자에게 ‘묵상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순례 여정에서 마주치는 일화들에는 유머와 현장감이 넘친다. 처음 이스라엘을 찾은 마틴 신부는 “나는 수많은 기적들이 일어났던 갈릴래아 호수 주변의 장소들이 서로 가깝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놀라워한다. 예수의 발자국을 좇아가는 저자의 발자국마다 ‘묵상의 꽃’이 핀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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