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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씨네통] 마마몬을 화나게 해선 안 돼!

TONG

입력

업데이트

마마몬을 화나게 해선 안 돼, 'MOMSTER'

씨네통, 'MOMSTER'

장르

코미디, 드라마, 액션, 애니메이션

러닝타임

9분 17초

제작연도

2015

만든사람

김윤희, 남승연, 한성현(경기예고 만화창작과 12기)

제작의도

가사와 회사일을 병행하는, 소위 ‘워킹맘’이라 불리는 엄마들의 애환과 분노, 고통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었다.

줄거리

집안일과 회사일로 지치고 힘든 엄마, 마침내 폭발!

수상정보

2015 SICAF 전국 청소년 만화애니메이션 공모전 애니메이션 부문 특선(고등부), 2015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예술실험상, 2016 아일랜드 프레쉬 필름 페스티벌 국제애니메이션 부문 1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4년 10월 기준 맞벌이 가구는 44.7%입니다. 또한 2015년 맞벌이 여성의 의무활동(일, 가사노동, 학습 등) 시간은 전업주부 보다 2시간 이상 많았죠. 주중에 미룬 집안일을 주말에 하느라 토·일요일의 가사노동 시간은 평일 보다 각각 46분, 52분씩 많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워킹맘'의 고단한 일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자료죠.

경기예고 만화창작과 12기 김윤희·남승연·한성현 학생은 ‘워킹맘’의 애환과 분노를 재미있게 표현한 애니메이션 'MOMSTER(맘스터)'를 지난해 제작했습니다.

영화 속 엄마는 아침 일찍부터 온종일 가족의 뒤치다꺼리와 회사, 집안일로 쉴 틈이 없다.

스토리는 어찌 보면 평범합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아들로 이루어진 집에서 언제나 가장 일찍 일어나는 건 엄마입니다. 일어나자마자 아침을 준비하고 7시 반이 되면 남편과 아들을 깨워 각각 직장과 학교로 출근과 등교를 시키느라 고군분투합니다. 이어 차 안에서 화장을 하고 겨우 제 시간에 회사에 도착합니다. 하루 종일 일을 하고 퇴근하면 엄마의 하루는 끝일까요? 퇴근길에는 장을 보고 돌아와 아들과 남편이 어지럽힌 집안 청소를 하느라 또 일을 합니다.

이처럼 영화는 쉴 틈 없는 워킹맘의 ‘평범한 하루’를 그려냈습니다. 하지만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남승연 학생은 '맞벌이를 하는 엄마를 보며 팔이 여러 개여도 모자랄 만큼 항상 바쁜 워킹맘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에서 기획했다'고 합니다. 작품 속 엄마의 팔은 여러 개입니다.

가족들의 무신경함과 과도한 노동량으로 엄마의 분노는 극에 달한다.

‘가제트’처럼 모든 일을 척척 해내던 엄마였지만,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남편과 아들 때문에 분노는 극에 달하고 결국 ‘몬스터’로 돌변하게 됩니다.

'MONSTER(몬스터)'의 ‘N'에서 ’팔‘이 튀어 나와 ‘MOMSTER(맘스터)'가 되는 영화의 기발한 타이틀은 작품의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죠. 아빠와 아들이 집안일을 도움으로써 ’맘스터‘를 물리치고 평화를 되찾는다는 해피 엔딩이 아니라, 또 다시 분노하는 워킹맘의 모습으로 결말을 맺는다는 건 반전입니다.

(김윤희) “한국 사회에서 아빠와 아들, 즉 남자들이 도와준다고 해도 엄마는 여전히 더 많은 노동 시간에 고통 받잖아요. 다시 몬스터가 된 엄마로 결말을 맺은 건 단순히 재밌게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게 현실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제작진 중 유일한 남자였던 한성현 학생은 어린 동생들을 관찰하면서 ‘엄마의 분노를 폭발시킬 수 있는’ 디테일을 추가하는 데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했고요.

아름다운 결말을 과감하게 버린 영화는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엄마들과 여자 선생님들로부터 ‘통쾌하다’, ‘남편과 아들과 함께 봐야하는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성역할과 갈등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재밌는 작화로 풀어 낸 'MOMSTER'는 지난 3월 아일랜드에서 열린 ‘2016 제24회 프레쉬 필름 페스티벌’에서 국제애니메이션부문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MOMSTER'의 감독 남승연(왼쪽)과 김윤희.

‘MOMSTER' 제작진은 입시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세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창작을 하며 괴로운 순간이 많지만 자신들이 창조한 가상의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고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그 짜릿함을 잊지 못해서죠.

(승연) “성소수자와 길고양이 문제 같은 일상의 차별을 다양한 시각에서 다뤄보고 싶어요.”

(윤희) “세상에 한숨 밖에 안 나오는 문제들이 참 많잖아요. 저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남자들이 결혼하기 전에 ‘MOMSTER'를 꼭 봤으면 좋겠어요.(웃음)”

- ‘MOMSTER' 제작진이 추천하는 ’꿀 잼‘ 영화

'판타스틱 플래닛' 르네 랄루, 롤랜드 토퍼, 1973

(김윤희) “무지한 인간을 가지고 노는 외계인의 이야기라는 작품의 설정도 특이하지만 묘하고 무서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요. 몽환적인 재미가 있어서 추천하고 싶어요.”

'덤 앤 더머' 피터 패럴리·바비 패럴리, 1994

(남승연) “많은 사람이 손꼽는 대표적인 코믹 영화이지요. 그냥 웃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유심히 들여다보길 권해요. 연출을 할 때 많은 아이디어를 배울 수 있었거든요.”

글·사진=김재영 인턴기자 t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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