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난』의 임꺽정역 영화배우 김기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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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요즘 MBC-TV의 『조선왕조 5백년, 풍난』에 조선 명종 때의 협도 임꺽정이 등장,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 탐관오리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면서 조정에까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안방시청자들에게는 낯선 이 임꺽정역 주인공은 영화배우 김기주씨(45).
『연기생활 20년 동안 주로 활극영화에서 악역을 도맡아 해왔지요. 임꺽정역은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연기로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나 45세의 나이 탓인지 오랜만에 말을 타니까 꽤 힘이 들더라고. 64년에 영화 『밤나비』로 데뷔, 그 동안 2백여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TV연기는 아직 초년생이다. 지금은 없어진 MBC-TV연속극 『암행어사』에 몇 번 나오다가 지난 8윌 초 『베스트셀러극장 달빛 자르기』에서 백수역을 맡아 뛰어난 칼솜씨로 호평을 받았다.
『연기에 대한 개인적인 욕심을 떠나서 당시의 어지러운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임꺽정에 대한 조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못내 서운합니다.』
1남3녀를 둔 40대의 가장이지만 태권도(5단)로 단련한 몸은 아직도 20대 못지 않다. 이번TV출연을 계기로 앞으로 영화보다는 TV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그 천하의 임꺽정이도 30일밤 말을 타고 가다가 무수한 화살세례를 받고 쓰러지고 맙니다….』 <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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