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왕자, 게이 잡지 표지 모델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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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대 게이 잡지 『애티튜드』6월호 표지 모델로 등장한 윌리엄 왕자. [사진 애티튜드 홈페이지]

영국 왕위 계승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가 게이 잡지의 표지 모델이 됐다.

영국 최대 게이 잡지『애티튜드』의 매슈 토드 편집장은 15일(현지시간) “윌리엄 왕자가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따돌림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표지 모델 제안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영국 왕족이 게이 잡지 표지 모델로 등장한 건 윌리엄 왕자가 처음이다.

윌리엄 왕자는 최근 성 소수자 대표들을 켄싱턴 궁으로 초청해 성 소수자 차별 문제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윌리엄 왕자는 이들을 만난 자리에서 “성적 취향은 물론 어떤 이유에서도 따돌림을 받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윌리엄 왕자는 집단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젊은 성 소수자들의 부모도 만났다.

토드 편집장은 “성 소수자들은 자살을 시도했던 경험과 따돌림으로 인한 우울증·약물중독과 같은 경험들을 설명했다”며 “윌리엄 왕자는 젊은이들이 혐오 발언이나 따돌림으로 고통 받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켄싱턴 궁은 이날 만남에 관해 성명을 내 “윌리엄 왕자가 만난 젊은 성 소수자들은 자신의 경험들을 용기있게 털어놨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따돌림에 대해 설명하길 주저하지 않았다”며 “이런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영국 국민들에게 용기를 주고 어떤 종류의 차별과 따돌림도 있어선 안 된다는 점을 되새기게 해 줬다”고 전했다. 이어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비는 차별을 막기 위한 운동을 적극 지원할 뿐 아니라, 따돌림으로 고통 받은 사람들의 정신 치료를 위한 조치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드 편집장은 “성 소수자 인권에 공감하는 분이 영국의 미래 국왕이 될 것이란 사실에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 소수자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왕자가 게이 잡지 표지 모델이 됐다는 소식은 그가 미국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런던의 미국 대사관을 찾은 직후 알려졌다.

1994년 창간한 『애티튜드』는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게이 잡지로 지금까지 배우 대니얼 래드클리프·제임스 프랑코,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가수 레이디 가가 등이 표지 모델로 등장했다. 윌리엄 왕자가 표지로 나온 6월호는 오는 22일 발간될 예정이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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