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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위문공연 간 연예인 절반이상이 안돌아와|"연장공연한다" 핑계로 귀국기일 넘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광복40주년 재일동포위문공연」을 명목으로 출국한 민속예술단원중 일부가 위문공연일정을 끝낸뒤 귀국을 늦춘채 현지의 유흥업소에 취업해서 말썽을 빚고 있다.
이들은 출국전에 공연을 끝내면 곧바로 귀국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여권을 발급받았으나 발급받은 문화여권의 유효기간이 1년인 점을 이용, 8월29일 예정했던 일본순회공연이 끝났는데도 그대로 눌러앉아 동경의 교포경영 술집 등에서 공연명목으로 사실상 취업활동을 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의 해외취업은 당초 목적과는 빗나간 품위손상·국위실추 등 부작용으로 지난해 7월이후 전면금지됐으며 업계에서는 이번 위문공연 빙자출국은 편법 해외취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말썽이 일고있는 해외공연단은 일본동경서 윤량명씨가 경영하는 동경창예주식회사의 초청으로 일본공연을 간 「한국민속가무예술단」 (단장 남일해·47).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위원장 남씨를 단장으로 무형문화재 박귀희(64), 안비취(59)씨 등도 포함된 민요가수5명, 악사l명, 사물놀이 국악인 5명, 가요가수 12명, 무용수 28명, 사회자 등 모두 53명의 단원은 7월21일∼8월29일까지 40일동안 일본의 20개도시에서 「광복40주년 재일동포위문공연」을 갖기로하고 출국했다.
공연단은 당초계획을 줄여 동경·오오사까 등 8군데서 보름동안 공연을 가진뒤 단장 남씨와 안씨·박씨·사물놀이팀 등 20여명은 8월31일까지 귀국했으나 김영희(25·가수)·홍미애 (23·무용수)씨 등 국악·가수·무용 기능으로 나간 30여명의 여성연예인들은 귀국을않고 동경 등지 교포가 경영하는 술집 등에 취업해 출연을 하고있다.
이들은 문화공보부에 여권발급추천을 의뢰하면서 왕복항공료와 숙식비 등 경비는 전액을 동경창예측이 부담한다는 초청장사본과함께 「여행시 국위를 손상시키는 행위가 발생하지않도록 유의하고 여행일정에 따라 여행목적을 완성한후 전원이 귀국, 1주일이내에 여권을 반납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첨부했었다.
위문공연을 빙자한 사실상의 금지된 여성 연예인 해외송출이라는 말썽이 일자 동경창예측은 지난달 27일 단장 남씨에게 「위문공연 기간동안 수고한 단원에게 사례금을 주고 공연에 소요된 경비중 일부를 보충키위해 일부단원을 교포들이 경영하는 관광업소에서 연장공연을 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사유서를 보내왔다.
그러나 국내의 연예인 송출업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송출업체 신성개발의 임모씨 (43)는 『위문공연을 핑계로 금지된 연예인 해외송출을 한것은 편법』이라고 했다.
한편 단장을 맡았던 남씨는 『위문공연은 국내 연예계에서 기획한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동경창예에서 세운 계획』이라면서 『단지 부탁을 받고 단장직을 밑았을뿐 공연이 끝난뒤 단원들 각자의 행동에 대한 책임은 없다』고 말했다.
70년대후반부터 주로 일본으로의 여성연예인 해외송출은 80년초「위장 연예인 수출」 「기생수출」 등의 잡음으로 문제가돼 중단됐다가 82년11월 재개했으나 공연활동을 벗어나 접대부로 윤락행위까지 벌이는 사례가 나타나 84년7월초 「교민들의 체면을 손상시키고 국위를 실추시킨다」 는 이유로 지금까지 금지되고 있다.
현재 국내의 연예인송출업체는 한영총업 등 11개사.
지난해7월 당시 일본 유흥업소에 취업했던 여성연예인은 모두 2천1백여명으로 지난해말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철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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