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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범의 아버지, TV 출연해 "나는 아프간의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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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 오마르 마틴의 부친 세디크 마틴이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탈레반의 적극적인 지지자로 밝혀졌다. 세디크는 방송에 출연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정부를 비난하고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행세를 하며 유력 정치인 체포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세디크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송출되는 아프간 전문 채널에서 '듀랜드 지르가 쇼'라는 방송을 진행하며 탈레반을 칭송하고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파키스탄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총기난사 사건 몇 시간 전 페이스북에 '아프가니스탄 임시정부'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동영상에서 자신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인 양 행세하며 군대와 경찰에 유력 정치인을 체포하라고 명령했다. 유튜브에 등록한 동영상에선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WP는 "아프가니스탄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이런 동영상을 올렸다. 이해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세디크가 아프간의 파슈툰족의 민족주의를 지지하면서 파슈툰족의 언어 대신 다리어를 구사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세디크는 12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나 역시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날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마틴과 그의 가족들이 2014년 시리아 내전서 자살폭탄테러를 저지른 미국인 모너 모하마드 아부살라와 같은 플로리다주 포트피어스의 한 이슬람 사원에 다녔다고 보도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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