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군수단차관담당 장교 79만불부정인출 잠적|물품대금청구 서류변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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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주미 한국군수근무단에 소속된 장교가 미국업체에서 잘못 청구한 물품대금청구송장을 변조한 뒤 차관자금 79만달러 (7억원)을 빼내 달아난 사실이 16일 밝혀졌다.
국방부관계자에 따르면 지난6월초 워싱턴의 주미한국군수근무단 차관담당인 조정남중령 (42) 이 미국의 군수물자 제조업체가 물품대금으로 잘못 청구했다가 취소한 대금청구서를 몰래 갖고 있다가 대금지출지시서·대금지물계획서등을 위조, 현지 군수근무단장의 결재를 얻어 지불결의서를 미국방성에 제출, 미국방성으로부터 차관자금지불명령을 받아 지난 6월18∼7월6일사이 뉴욕 미 시티은행에서 79만달러를 직접 인출한뒤 달아났다는 것이다.
국방부당국자는 차관자금부정인출사고가 드러난 직후 즉각 관계관을 미국에 보내 사고경위파악과 사후수습에 나서 미정부및 수사당국에 신속한수사협조와 제반 필요한 조치를 요청했으며 미연방재정은행및 미시티은행에 대해 부정인출된 자금중 수표로 지불한 금액에 대해서는 지불정지를 요청하고 환수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조중령은 범행을 하기전 미리 유령업체를 설립, 뉴욕시티은행에 구좌를 개설했으며 지불결의서를 현지 군수근무단단장으로부터 결재를 받아낸 뒤 경리담당인 김성헌해군중령(39·도주)을 통하지 않고 지출의뢰서를 미국방성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당국자는 현지 조사결과 달아난 조중령과 김중령의 공모사실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조중령이 평소 현지 교포들과 금전거래가 복잡했으며 가장 사정등으로 해외도피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교육적인 범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중령이 갖고 있다 사용한 차관자금대금청구서는 금년1월10일 미국의 모군수물자제조업체가 우리정부에 물품대금을 잘못 청구했다가 5일후 취소한 것으로 차관담당을 하고 있는 조중령이 관계자 몰래 이를 그대로 갖고 있다가 금년6월초 제조업체의 이름·발행일·지급일·구좌번호·금액등을 모두 변조한 것.
국방부관계자에 따르면 차관자금의 지출은 현지업체에서 물품대금청구송장을 군수근무단에 보내오면 차관담당이 본국에서 분기별로 발행하는 지출지시서·지불계획서와 대조확인, 하자가없으면 현지 책임자의 대금지불 결의서를 발행받아 경리담당에게 넘기고 경리마당에 자는 이를 미국방성에 보내 미국방성은 이를 토대로 미연방재정은행(FFB)이 지출할 차관자금 지불의뢰서를 발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고를 낸 조중령은 지난 7월6일 가족과 함께 현지에서 무단이탈, 잠적했으며 조중령의 부정인출사고로 본인에게 떨어질 과실책임과 귀국후 변상책임을 우려해 경리담당인 김성헌해군중령도 8월25일 현지에서 이탈했다.
조중령은 금년7월23일, 김중령은 9월1일자로 현지근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번사건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대로 교육자를 엄중 문책할것으로 알려졌다.
달아난 조중령은 자신의 범행동기을 위장해 미국현지에 잔류, 정착하기 위해 망명기도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갖가지 구명책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국방부의 한관계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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