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동물원 한국호랑이 한쌍 조상의 고향찾아 서울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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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시카고지사=김호관기자】88서울올림픽의 마스코트인 「호돌이」를 대표할 실제 한국호랑이 (시베리아 호랑이)가 한국 내에는 한마리도 없다는 중앙일보 보도(85년 2윌3일자)를 읽은 한 재미교포의 노력이 결실돼 미네소타동물원에 있는 시베리아 호랑이 한쌍이 곧 서울로 가게 됐다.
미네소타주의 뉴포트에 사는 이희관씨(58·행정학박사·미네소타주 교정국 수석행정분석관)는 중앙일보보도를 본후 미국동물원의 시베리아 호랑이를 한국에 보낼 길이 없을가 궁리하던 끝에 미네소타동물원과 접촉, 암·수 한쌍을 기꺼이 기증하겠다는 약속을 받았고 또 노드웨스트 항공사로부터는 호탕이 수송을 무료로 해주겠다는 언질을 받아냈다.
이씨는 평소 몇번 가본 애플밸리의 미네소타동물원에 있는 호랑이가 몸집이 크고 적갈색 털에 검은 줄이 선명해 한국의 옛 그림에서 보던 순수한 한국호랑이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해 일을 추진해 보기로 했었다는것.
이씨는 먼저 동물원 부소장 「제임즈·로근리」씨를 만난 자리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자 미네소타 한인회 김기룡회장(46)과 협의, 한인회 이름으로 정식공문을 동울원에 보냈다.
이씨와 김씨는 「로근리」부소장·「존·루이스」 사육과장 등과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협의, 동물원측은 서울에서 사옥할 장소, 이 호랑이를 잘 사육하겠다는 약속, 사육 책임자의 경력등이 포함된 인수증만 있으면 언제든지 보내겠다고 회신공문을 한인회에 보냈다.
이들은 이 사실을 시카고 총영사관의 이수택영사를 통해 외무부를 거쳐 서울시에 연락, 서울시는 이 호랑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답례로 한국두루미 한쌍을 보내겠다고 총영사관에 전문을 보냈다.
미네소타동물원측은 이 호랑이를 88서울올림픽의 마스코트로 삼는다는데에 최대의 호의를 베풀어 동물원에 있는 여러마리의 시베리아호랑이중 제일 좋은 것으로 골라주겠으며, 또 동물원의 암·수 호랑이가 같은 어미에서 난 남매들이기 때문에 다른 동물원의 호랑이를 한마리 데려와 한쌍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호랑이들은 서울시의 공식 인수증이 도착하고 미국정부의 동물수출허가와 검역이 끝나면 곧 태평양을 건너가게 된다.
한편 이곳에서 미드웨이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회장은 노드웨스트항공사 부사장에게 이러한 사실을 설명, 호랑이 수송을 무료로 해주겠다는 구두약속을 받았다.
호랑이 기증에 산파역을 한 이희관씨는 『한국에 시베리아호랑이가 한마리도 없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무적 안타까왔읍니다. 동물원측이 기증하지 않겠다면 이곳 한인들끼리 돈을 모아사서라도 보낼 생각이었읍니다』라고 말했다.
이 호랑이들이 한국으로 가고 답례로 한국산 두루미가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오게 되면 미네소타동물원을 찾는 재미교포들이 향수를 달래는데도 큰 역할을 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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