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공 외신클럽 연설<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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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본인은 이나라의 자유민주주의체제와 그발전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밝히고자한다.
사실 이나라 민주주의 발전사에는 몇차례의 기복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이를 극복,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바탕으로 국가가 고도성장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한국과 같은 긴박한 안보상황에도 기본적 인권의 보장과 이익의 표출및 집약에서, 여야 간에 싹튼 대화의 노력과 협상의 자세에서, 그리고 제5공화국이 추진중인 민주주의의 제도화서 위한 과정상의 여러 시책과 성의면에서 한국은 최근 몇년동안 괄목할만한 민주화의 진전을 보이고 있다.
그 어떤 측량할수 있는 기준과 척도에 비추어 보더라도 한국은 아시아에서 모범이 될수 있다고 생각된다.
뿐더러 한국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킴에 있어 오히려 서구사회보다 유리한 요소도 갖추고있다. 즉 민주주의의 실현에 어려운 부분의 하나였던 신분사회등 서구가 일찌기 극복키 힘겨웠던 어려움을 겪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한국은 사회계층간의 유동과 순환을 가로막는 장애요소가 전무하다시피한 완벽한 기회균등의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이와 병행해 산업화의 장래가 건전한 중산층의 육성에 직결되는 앞으로의 추세를 감안한다면 한국민주주의의 장래는 더욱 밝은 전망으로 우리앞에 다가올 것을 확신해 마지않는다.
물론 짧은기간내의 사회변동으로 인한 갈등·불평·불만등의 사회적현상이 단기적으로는 쉽사리, 또는 자주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도 발전을 위한 진통의 결과라고 풀이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우리들 역사이상으로도 평가받기를 바라지 않으며 우리의 현실이하로 대접받기도 원치 않는다.
우리나라는 역시 발전도상국들이 거의 예외없이 가지고있는 사회 곳곳의 취약점을 지닌 채 뛰어가고 있어 정치 문화 경제등에서 내부적 홍역을 부분적으로 치르고있다고 볼수 있다.
예컨대 사회일각에서 일고있는 민중문화운동이 학원의 급진적 좌경사상의 토양이 되고있다면 이는 우려스러운 사태라고 경고치않을수 없다.
특히 우리정부와 국민 모두가 자유민주주의의 정착화·토착화의 기점이 될 88년 평화적 정권교체 이전까지 예상되는 온갖 시련과 도전을 극복할수 있는 체질과 면역성을 키워야만 하며 이것이 바로 우리앞에 놓인 생존의 선택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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