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초서해방까지4,260면의 기록담은 역사책24권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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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장장 24권의 방대한 우려나라 역사책이 발견됐다. 책이름은 『대동칠십일 갑사』.1주갑이 60년이니 71갑, 즉 4천2백60년의 역사를 담고있다. 태초로부터 해방될때까지의 역사다.한문필사본..
이 역사책은 단국대 황패강교수 (국문학) 가 입수했다 지난7윌 국문과 하기답사차 전북부안지방에 갔다가 찾아냈다. 소장자는 부안군부안려옹정리 낡은터에사는 김규도씨 (닭·농업).
조부 김병재씨(1884∼1958년)가 저술한것을 지금까지 소중히 간직해왔다.
김병재씨는 양재 전우의문인이다.한성사범학교 제1회 입학생.단위을 거부하고 옹정리에 은거,역사를 연구하면서 독왕정사에서 후진을 가르쳤다.
그가 언제 이역사책을 썼는지는 확실치 않다.
일제하에서부터 시작,해방후에 마친 것이 아닌가추정된다.
『대동칠십일갑사』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환인상제가 1남1녀를 내려보냈다.남자는 나반,여자는아쌍이다』
전체적인 서술은 1주갑,즉 60년을 단위로 기술하고 있다.그 내용을 보면 제1권엔「태초기」「단조기」「기조기」를 담고있다.「태초기」는 말하자면 역사이전의 시대.천하의 상제환인시대와 지상외 신시부왕환웅시대로 나눠 서술했다.「단조기」는 단군조선의 역사.환씨47왕 21갑의 기록이다. 「기조기」는 기자조선의 역사.기씨41왕 15갑의 기록이다.뒤에「마한기」를 첨가했다.위만조선은 인정치 않았다.
제2∼5권은 「삼국기」.특이한점은 제2∼3권에 백제가 멸망할때까지의 「백제기」를 쓰면서 그속에 고구경· 신라의 역사를 망라했고,제4∼5권엔 신라가 망할때까지의「신라기」를 쓰면서 그속에 고구려의 열망과 고려의 건국을 넣고있다. 즉 「각구려기」는 따로 쓰지 않았다.발해사는 꾸준히 우리역사로 다루고있다.제6∼12권은「고려기」며, 제13∼22권은 「조선기」다.특히 제22권은 고종시대의 역사로 한권을 할애할만큼 상세히 다뤘다.
제23권은 「대한기」로 「한일합방」후 해방될때까지 일제침략의 복잡한 사연을 매우 소상히 다뤘다.이기간 일본연호는 절대 쓰지않고 계속 민국몇년으로 기록하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제24권은 해방이후의 사건들을 메모형식으로 기록했다.
『대동칠십일갑사』 는 전체적으로 춘추필법을 시도하고 있다. 비평을 가가할땐 반드시 「야사씨왈」 또는 「모인욀」로 시작해 평하고 있다.저자는 철저한 유학자이면서 자주적인 역사서술을 시도하고 있다.신화·전설부분까지 역사에 포함시키되 합리적인 해석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문현을 통해 역사적 공백을 메우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저자는 한국은 물론 중국·일본·인도의 자료까지 광범하게 섭렵,충실히 인용하고있다.인용할 때는 전문을 싣고있다.
광개토대왕비문도 전문을 넣었다.마의대자부은 후손인자신이 직접 찾고 「손 부안김병재 근서」 라고 적고·있다.
구한말 조국을 뗘나며 부르던 지사물의 노래까지 들어있다. 석가모니에 관한 인도측자료와 일본에 건너간 한국인의 기록등 주변국가의 사실까지도 폭넓게 서술하고있다.
황교수는 『한 시골선비가 이토록 방대한 역사기록을 납긴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비록 야사적 가록일지라고 웬만한 자료라면 모두 인용하고 있어 오늘날 역사서 이전에 자료적 가치도 크다』고 지적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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