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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대표단, 중국에 식량 100만t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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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이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면담했다. 이 부위원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 [신화=뉴시스]

중국을 방문한 이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1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면담했다. 이수용은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을 만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구두 친서(메시지)를 전달했다.

베이징 고위 소식통 밝혀
중국은 50만t 이하 지원 뜻
원조 규모 놓고 실무협상 중
시진핑, 방중 이수용 만나
“냉정과 자제 유지하라”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구두 친서에서 “북한은 북·중 간 전통 우호 관계를 강화·발전시키고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는 데 중국과 공동으로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북핵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중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은 일관적이고 명확하다”며 “유관 당사국들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대화와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4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북한을 향해 도발 중단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은 중·조(북·중) 우호협력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며 “북한과 함께 노력해 중·조 관계를 잘 유지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 인민이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을 개선해 북한의 사회주의 사업 건설 과정에서 이룩한 성취를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북한 고위급 인사와 면담한 것은 2013년 5월 김정은의 특사로 방중한 최용해 당시 북한군 총정치국장을 만난 이후 3년여 만이다. 하지만 면담 시간이 20분 안팎에 그쳐 의례적인 접견에 머문 것으로 관측된다.

북·중 관계에 밝은 소식통은 “심도 있는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면담 사실과 함께 두 사람의 발언 내용을 보도했으나 김정은의 방중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면담에는 중국 측에선 양제츠(楊潔?)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북한 측에선 지재룡 주중 대사가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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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고위 소식통은 “북한 노동당 대표단이 식량 100만t 지원을 요청했으나 중국 측이 50만t 이하 수준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을 밝혀 양측이 원조 물자 규모를 놓고 실무 협상을 벌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적 차원의 식량 원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저촉되지 않는다.

중국 당국은 외교 경로를 통해 이수용의 방중 사실을 지난달 30일 한국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수용 일행은 2박3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치고 2일 평양으로 돌아간다.

베이징=예영준·신경진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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