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얼굴 사진만 가지고 3차원의 얼굴 구현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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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한정된 단서만으로 용의자나 차량정보를 얼마나 신속하게 밝혀낼 수 있을까.

디지털분석 체험해보니

본지는 지난 18일 국과수 원주 본원을 방문해 가상의 범죄 상황을 설정하고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다. 범죄 용의자(기자)가 차(취재 차량)를 몰고 국과수 건물 안으로 몰래 침입하는 상황을 설정했다. 단서로는 국과수에 의해 포착된 기자의 측면 얼굴 사진과 국과수 건물로 빠른 속도로 진입하는 차량의 사진만을 제시했다.

국과수 디지털분석팀에서 두 자료를 바탕으로 증거 분석에 돌입했다. 먼저 기자의 측면 얼굴 사진을 단서로 전체 얼굴을 3차원 그래픽으로 구현했다. 이후 실제 기자의 사진과 그래픽에 의해 구현된 얼굴을 대조해 눈·입술·귀 등 주요 부위의 거리와 면적을 분석했다. 얼굴 형태와 윤곽을 대조하기 위해 턱 끝과 광대 등에 점을 찍고 형태를 비교했다.

국과수 문기웅 연구관은 “ ‘랜드마크’라고 불리는 얼굴 주요 부위의 거리와 위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라며 “랜드마크의 일치 확률 분석으로 용의자를 가려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 번호판 분석은 번호판의 각도를 재배치하는 작업으로 시작됐다. 번호판 숫자 간의 거리·각도를 계산한 뒤 수학 행렬 공식을 이용해 숫자를 구성하고 있는 도트(dot·점)들을 재배치했다. 이후 흔들림을 보정하고 선명화·복원작업을 진행했다. 분석이 완료되는 데는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구현된 3차원 얼굴 그래픽은 용의자의 실제 얼굴과 100% 확률로 일치합니다. 차량 번호는 35호1678입니다.”

이중 디지털분석과장은 “ 디지털 분석은 수학 법칙이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을 이용해 신속하게 범죄 증거를 분석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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