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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웰컴 밤바다! 화려한 유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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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컬 관광상품

정부가 지방관광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선정·발표한 글로컬(Glocal) 관광상품 얘기다. 정부는 지역의 개성을 살리는 지방의 관광상품 5개를 선정해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지방(Local)의 특징을 살려 세계화(Global)를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이름에 담겨 있다. week&이 글로컬 관광상품을 현장에서 점검했다. 이중에서 전남의 ‘여수밤바다’와 강원도의 ‘Hello! 2018 평창!’은 지역 특성에 맞게 여정의 일부를 조정했다. 글로컬 관광상품은 한국인이 검증을 끝낸 콘텐트 중에서 외국인을 위해 선별한 ‘킬러 관광 콘텐트’다. 그래서 한국인이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커플을 위하여 - 여수밤바다

전남 여수의 밤은 화려하다. 수많은 커플이 이 아름다운 야경 앞에서 사랑을 속삭였다. 정부는 여수의 눈부신 야경을 외국인 커플을 겨냥한 관광상품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돌산공원 전망대에서. [사진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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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글로컬 관광상품 ‘여수밤바다’는 3인조 그룹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제목에서 비롯됐다. 전남도청 관광과는 여수시와 순천시가 힘을 합해 글로컬 관광상품을 만들 것을 제안했고, 이웃한 두 도시는 ‘밤’이라는 주제를 앞세우기로 합의했다. 여수의 야경과 순천만의 노을을 결합한 커플 자유여행을 테마로 잡은 것이다.

윤양수 문체부 국제관광과장은 “대중문화에서 착안한 아이디어와 개별자유여행을 앞세운 점이 점수를 받았다”며 “‘밤’이라는 주제가 현지 숙박으로 이어지는 여정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3박4일 이상의 여정으로 방한하는 외국인을 상대로 1박2일 일정의 여수밤바다 자유여행 상품을 제안하기로 했다.

여수밤바다 상품은 여수와 순천의 명소를 두루 거친다. 여수와 순천의 관광지가 너무 많이 나열된 게 거슬릴 정도다. 여수밤바다 상품에서 커플 자유여행에 적합한 1박2일 여정을 따로 추슬렀다. 물론 한국인에게도 유효한 여정이다. 여행은 순천에서 시작한다.

순천 드라마촬영장에서 옛날 교련복을 빌려 입은 청춘들. 경남 김해에서 온 염동주ㆍ추효상ㆍ최용호ㆍ이태준(21)씨. 고등학교 친구 사이인 이들은 현재 군인 신분이라고 했다. 같이 휴가를 받고 순천까지 남자 넷이서 여행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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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먼저 방문할 곳은 순천 드라마촬영장이다. 이곳은 이른바 ‘핫 스폿’이다. 지난해 3월 순천시가 옛날 교복 입기 체험을 시작한 뒤 입장객이 2배 가까이 뛰었다(1일 평균 입장객 2014년 988명, 2016년 4월 1820명). 입장료 어른 3000원. 교복 체험 50분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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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국가정원에서 개량 한복을 빌려 입은 여학생들.

드라마촬영장 다음의 여정은 순천만 국가정원이다. 국가정원에서는 개량 한복이나 외국의 전통 의상을 빌려 입을 수 있다. 대여비 1시간 3000원. 굳이 옷을 갈아입지 않아도 순천만 국가정원은 커플이 산책하기에 좋다. 국가정원에서 순천만 습지까지는 모노레일로 이동하는 것이 편하다. 어른 왕복 8000원. 국가정원 입장권으로 순천만 습지도 입장할 수 있다. 어른 8000원.

순천만에서 나오면 서둘러 여수로 이동한다. 여수로 이동할 때는 대중교통이 제일 편리하다. 여수와 순천을 잇는 열차가 하루 27회 운행하고 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순천역에서 여수엑스포역까지 30분 정도 걸린다.

여수의 화려한 밤을 즐기려면 일정을 잘 짜야 한다. 무엇보다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꼭 해가 진 뒤에 타야 한다. 여수의 신흥 명물로 주말에는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자산공원에서 돌산공원까지 1.5㎞를 왕복 운행하는데 케이블카 안에서 여수 야경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케이블카는 막차 시간이 중요하다. 평일·공휴일 오후 9시 30분, 토요일 오후 10시 30분까지 탑승할 수 있다. 일반 캐빈 어른 왕복 1만3000원.

여수 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리는 ‘빅 오 쇼’ 장면. [사진 여수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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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케이블카를 타도 오후 8시부터 1시간은 비워야 한다. 여수 세계박람회장에서 진행되는 ‘빅 오 쇼’ 공연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오후 8시 10분부터 45분간 해상 분수 쇼가 펼쳐진다. P석 어른 2만2000원. 월요일 휴관. 해양공원 광장에서는 이튿날 새벽 5시까지 ‘낭만포차’라는 이름의 포장마차가 영업을 한다. 여수에는 낮에도 놀거리가 많다. 개중에서 해양레일바이크를 추천한다. 해안을 따라 3.3㎞ 왕복 구간을 달린다. 2인 2만원.

여수밤바다 상품은 여정이 빡빡하다. 그만큼 쌓이는 추억도 많을 터이다. 다만 영어를 제외한 외국어 안내문이 부족해 아쉬웠다. 숙박시설은 다양한 편이다. 여수는 엑스포를, 순천은 정원박람회를 개최한 도시다. 대중교통도 잘 연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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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정보=순천역까지는 KTX가 가장 편리하다. 순천역에서 2㎞ 거리에 드라마촬영장이 있다. 순천에서 이동할 때는 시내버스(670·77·777번)를 이용하는 게 편하다. 순천시의 주요 명소를 들르는 시티투어 버스가 1시간에 한 번 출발한다. 시티투어 시내 코스 어른 1만3500원(드라마촬영장, 순천 국가정원 등 입장료 포함). 순천관광 안내 콜센터 061-749-2960. 여수엑스포역에도 KTX가 간다. 여수의 명소 대부분이 여수 엑스포역 주변에 모여 있다. 여수에서도 시티투어 버스가 운행한다. 1일권 어른 5000원. 여수시 관광과 061-659-3874.

| 스키점프 짜릿한 가상체험 바다열차서 그대와 추억을

알펜시아리조트의 스키점프 센터는 평창 올림픽을 미리 체험하려는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스키점프대 위 비행접시 모양의 공간에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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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체험하는 올림픽 - Hello! 2018 평창!

강원도의 글로컬 관광상품 이름은 ‘Hello! 2018 평창!’이다. 평창·강릉·정선 등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지역의 명소를 두루 엮였다. 세 지역의 명소를 너무 많이 담고 있어 week&이 평창과 강릉을 중심으로 여정을 다시 짰다. 올림픽 시설을 체험하는 여정을 최대한 많이 포함하기 위해서다. 온몸으로 부대끼는 체험 여행은 언어의 장벽을 무색하게 한다.

첫 목적지는 평창의 알펜시아리조트다. 크로스컨트리·봅슬레이·스키점프 등 정식 종목이 치러지는 경기장이자 IOC본부·선수촌 등 주요 시설이 들어서는 올림픽 본부다. 금메달 42개가 이곳에서 나온다.

알펜시아리조트의 스키점프 타워는 이미 관광 명소다. 스키점프 2개 트랙 중에서 ‘노멀 힐’ 점프대가 일반인에게 공개돼 있다. 발 아래가 그대로 보이는 25m 높이의 ‘구름다리’를 지나 출발대 앞까지만 갔다오는데도 다리가 후들거렸다. 점프대 위에는 전망대도 있다. 해발 919m 지점이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올림픽 주요 시설과 슬로프가 한눈에 들어온다. 메인 스타디움에서 모노레일을 타야 스키점프 타워로 이동할 수 있다. 스페셜 티켓(6000원)을 끊어야 스키점프 출발대까지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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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시아리조트의 ‘알파인 코스터’.

메인 스타디움 2층에 대관령 스키 역사관이 있다. 대한민국 스키의 변천사를 망라한 공간으로 영어 안내문이 꼼꼼히 붙어 있다. 무료. ‘알파인 코스터’는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놀이시설이다. 슬로프 옆 경사를 따라 레일이 깔려 있는데, 시속 40㎞로 2.2㎞ 코스를 내려온다. 어른 2만원 어린이 1만7000원.

이웃한 용평리조트에서는 올림픽 알파인스키 코스를 구경할 수 있다. 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20분 만에 발왕산(1459m) 정상 전망대까지 데려다 준다. 아찔한 경사의 올림픽 코스가 바로 보이는 위치다. 여기에서 15분 걸어 오르면 발왕산 정상도 밟을 수 있다. 곤돌라 어른 1만4000원.

대관령 에코그린캠퍼스의 양몰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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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에서는 목장 투어도 빠트릴 수 없다. 에코그린캠퍼스(삼양목장)는 양몰이 공연이, 대관령 하늘목장은 승마 체험(1만원부터)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에코그린캠퍼스 입장료 어른 9000원, 대관령 하늘목장 어른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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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의 절경을 누리는 강릉 바다열차.

강릉의 여정은 동해바다를 벗삼는다. 바다열차가 대표적이다. 정동진역에서 삼척역을 잇는 56㎞ 구간을 운행하는 바다열차는 동해안을 구경할 수 있도록 모든 좌석이 바다 쪽을 향하고 있다. 일반석 1만2000원. 해안을 따라 2.8㎞ 길이의 철로를 달리는 정동진 레일바이크도 빠뜨리기 아쉬운 체험 프로그램이다. 2인승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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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의 올림픽 홍보체험관 포토 존.

강릉 경포호에 평창 올림픽 홍보체험관이 있다. 무료 시설인데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4D관에서는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 봅슬레이·스노보드 등 올림픽 경기를 입체 영상으로 체험한다. 도약에서 점프·착지까지 스키점프를 가상 체험하는 VR 체험시설도 갖췄다. 중고 컨테이너에 색을 입혀 꾸민 홍보체험관은 포토 존으로도 안성맞춤이다.

‘Hello! 2018 평창!’은 개별자유여행(FIT)보다 여행사 패키지여행이 어울리는 관광상품이다. 외국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강원도의 산과 바다를 찾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대관령 하늘목장과 알펜시아리조트는 자동차로 20분 거리지만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방법이 없다. 평창에서 강릉을 가는 시외버스는 30분에 1대꼴로 출발한다. 대신 숙박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올림픽 개최 도시답게 대형 리조트를 비롯한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내년 연말에 인천공항~강릉 노선의 KTX가 개통하면 서울에서 강릉까지 1시간이면 닿는다”며 “각 지역의 관광 콘텐트가 신속하게 이어지도록 교통망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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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평창군 대관령면에 알펜시아리조트, 용평리조트, 대관령 하늘목장 등 명소가 모여 있다. 어디든 자동차로 30분 안에 닿을 수 있다. 알펜시아리조트에 머물면 동선을 짜기가 수월하다.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점프 타워는 오전 9시 ∼오후 5시 30분 개장한다. 해가 지면 타워에 경관 조명이 들어온다. 강릉 바다열차는 정동진역∼삼척역 코스로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하루 2회(주말 3회) 운행한다. 레일바이크는 오전 9시∼오후 5시 정시마다 출발한다. 강원종합관광안내센터 033-244-0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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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손민호·백종현 기자 ploveson@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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