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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형의 음악이 있는 아침] 무티가 지휘하는 ‘운명의 힘’ 서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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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1862)은 특히 서곡이 유명합니다.

‘리골레토’나 ‘라 트라비아타’에 비해 작곡 기법이 심오해진 시기에 작곡됐죠.

금관악기가 운명의 타격을 표현하는 장중한 음으로 곡을 열어젖힙니다,

현악기들은 운명의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죠. 목관악기는 남자 주인공 돈 알바로의 구슬픈 주제를 연주합니다.

현악기의 트레몰로(같은 음을 여러 번 반복 연주하는 기법)는 여주인공 레오노라의 간절한 기도와 비극적인 운명을 나타냅니다.

오페라에서는 레오노라와 오빠 돈 카를로는 죽고, 연인 돈 알바로만 살아남죠.

후반부로 가며 박진감이 더해지며 밝고 힘차게 나아가는 듯하더니, 결국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운명의 힘에 압도당합니다.

'운명의 힘' 서곡을 이탈리아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의 연주로 감상하시겠습니다.

무티의 지휘가 꽤 멋집니다. 나폴리 출신의 쾌남아다운데요. 일본 산토리홀의 관객들은 단원들이 모두 퇴장한 다음에도 오래오래 박수를 치며 무티를 다시 불러냅니다.

무티는 2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에서 경기필을 지휘해 슈베르트 교향곡 4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합니다.

29일 오후 5시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는 ‘리카르도 무티 아카데미 콘서트’,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하이라이트 무대가 펼쳐집니다

그러고 보니 빈 필 악장석에 앉아있는 콘서트마스터 라이너 퀴흘은 9월에 내한 리사이틀이 예정돼 있네요.

모두 멋진 무대를 기대해 봅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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