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교육이 인류 구한다…500여 단체 경주서 ‘NGO 올림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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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유엔 NGO콘퍼런스 조직위원회

1950년 목사인 밥 피어스는 한국전쟁 현장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어린 생명을 목격한다. 그는 그해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구호 사무실을 열고 모금을 시작했다. 세계 최대 민간 구호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의 첫걸음이었다. 현재 직원 4만여 명이 연간 후원금 2조8000억원을 바탕으로 세계 100여 나라에서 1억 명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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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타트는 76년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이란 기치를 내걸고 미국에서 출발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참여로 유명해졌다. 가난의 고리를 끊는 집을 짓고 교육을 통해 다음 세대에 희망을 전한다. 해비타트는 그동안 70여 나라에서 180만 채 이상의 집을 지어 680만 명이 꿈의 둥지를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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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과 해비타트, 세이브더칠드런은 활동 범위와 후원금 규모 등에서 세계 3대 NGO로 통한다. 이들 단체를 비롯해 아동과 구호·교육 분야의 전 세계 500여 NGO가 경북 경주시에 모인다.

유엔 NGO 콘퍼런스 30일 개막
100여 개국 참여, 반기문 총장 연설
아시아 개최 처음…한국 위상 반영
가난 퇴치 새마을운동 경험도 공유

30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제66차 유엔 NGO 콘퍼런스’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지구촌 NGO는 수십만 개에 이른다. 이들 중 유엔에 등록된 NGO는 5000개 정도. 유엔 NGO 콘퍼런스는 이 가운데 1500여 NGO가 네트워크를 만들어 유엔과 협력해 지구촌 공동의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시민사회 포럼이다. 이번엔 세계 100여 나라에서 500여 NGO와 대학, 국제기구에서 2500여 명이 참가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해 30일 기조연설을 한다.

이번 콘퍼런스는 ‘세계시민교육’을 주제로 ▶아동과 청소년 현재를 사는 미래의 세계시민 ▶지구를 지키는 세계시민 등 5개 세션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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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 특별 세션도 마련됐다. 경북도가 추진해 온 새마을운동 세계화가 세계시민교육과 유엔 개발목표 달성의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퍼런스 프로그램 준비위원장인 한동대 원재천(법학) 교수는 “새마을운동은 전 세계가 가난 퇴치 모델로 인정하고 있다”며 “이를 알고 싶고 배우고 싶어해 특별 세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국제사회에 가난을 극복한 경험을 전수하고 있는 새마을 세계화가 건강한 세계 시민을 양성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아시아·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열리는 것이다. 유엔 NGO 콘퍼런스는 그동안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주로 열렸다. 뉴욕 이외에선 독일 본, 프랑스 파리 등 주로 유럽에서 개최됐다. 한국 NGO의 위상이 세계 속에서 그만큼 인정받은 것이란 평가다.

콘퍼런스 공동 조직위원장인 이일하 굿네이버스 회장은 “NGO의 시민 참여율이나 후원금 모금 등으로 보면 한국은 미국·영국·캐나다·호주의 다음 수준”이라며 “행사를 치를 자격도 충분하고 능력도 있다”고 말했다. 후원금 모금이 연간 1000억원을 넘어가는 NGO는 전 세계에서 100곳 정도라고 한다. 한국에는 월드비전·유니세프·굿네이버스·어린이재단 등 4곳이 여기에 들어간다.

특히 굿네이버스는 91년 한국 토종 NGO로 출발해 세계 20위권 규모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만 회원 50만여 명이 연간 1200억여원을 낸다. 세계 전체로는 38개국에 직원 3000명이 넘는다.

안동=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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