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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디자인빌리지 갈라놓는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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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제3구역(포천∼화도 구간)이 K-디자인빌리지 사업지 한가운데를 관통해 건설 추진 중인 것을 놓고 경기도와 포천시가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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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디자인빌리지 조성 사업은 낙후된 경기 북부지역 활성화를 위한 대표적 사업이다. 경기도와 포천시는 소흘읍 고모리 83만㎡(약 25만 평)에 추진하는 사업지 한가운데를 고속도로가 지나면서 K-디자인빌리지가 양분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노선 변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업지가 양분되면 사업성이 떨어지고 민간투자자들이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8000억짜리 디자인 융·복합 공간
제2외곽순환로가 한가운데 관통
“빌리지 선정 이전에 결정된 구간”
사업자는 “계획변경 촉박” 난색

포스코건설이 주도하는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는 2007년부터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3구역인 포천∼화도 노선 민간투자사업(29㎞· 왕복 4차로)을 K-디지인빌리지 사업지를 관통하는 구간으로 추진 중이다. 1조759억원을 들여 2022년 개통 예정이다.

K-디자인빌리지는 경기도가 3000억원(국비 포함),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등 민간자본 5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디자인 융·복합 공간이다. 2018년 착공해 2022년 완공 예정이다. ‘디자인’을 테마로 패션 디자이너 마을·명장한옥공예 마을·패션테마파크·컨벤션센터·웨딩스튜디오·전시장·박물관·창작공간·공연장 등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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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 포천시 기업지원과장은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노선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우회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지난해 6월 K-디지인빌리지 사업지를 선정했다”며 “국토교통부 등에 우회노선 추진과 부지 인근 고모리에 인터체인지(고모IC) 설치 등을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 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노선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2007년 국토교통부에 사업제안서를 낼 때부터 노선계획이 포함돼 있었고, 곧 실시설계를 거쳐 노선이 확정되면, 내년 하반기 예정대로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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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포천시가 추진 중인 ‘K-디자인빌리지’가 들어서는 소흘읍 고모저수지 주변.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는 현재 계획대로 진행되면 K-디자인빌리지 사업지를 관통한다. [사진 포천시]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 관계자는 “접속구간인 구리∼포천 고속도로와 만나는 소흘JCT가 이미 공사 중이고, 소흘JCT가 K-디자인빌리지 사업지와는 3㎞ 거리에 불과해 도로 선형을 지금 변경하기는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또 “특히 이 노선은 이미 포천시 도시기본계획에도 반영돼 있어 경기도와 포천시가 충분한 검토 없이 K-디자인빌리지 사업지를 선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천시는 노선 변경에 따른 추가 사업비(85억원 예상)를 도와 시가 부담할 용의가 있고, 이주민(25가구)도 배후단지에 수용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시는 노선 우회가 안될 경우 도로 위를 터널 방식으로 덮어 녹지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차선책으로 검토 중이다. 포천시는 다만 고속도로 이용 편의를 위해 부지 인근 고모리에 인터체인지(고모IC)는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속도로 사업자측은 “고모 IC 설치는 지역 주민들도 요구하고 있어 정부 관련 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이우제 도로투자지원과장은 “K-디자인빌리지 사업지 선정 이전에 이 구간의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사업이 먼저 시작된 만큼 선행사업에 저촉되지 않은 범위 내에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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