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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비대위원장, 친박 “황우여를” 비박은 “김형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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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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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20일 국회에서 중진 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비대위·혁신위 구성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20대 국회 당선자 중 4선 이상 의원 12명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이군현·심재철·원유철 의원, 정진석 원내대표, 이주영·정병국·나경원 의원, 홍문표 사무총장 권한대행, 김광림 정책위의장, 민경욱·김정재(김명연에게 가려짐)·김명연 원내대변인, 정우택·홍문종 의원,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한선교 의원. [사진 조문규 기자]

새누리당 중진들이 20일 ‘분당 위기’ 돌파를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계파 간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비대위·혁신위 합치기로 뜻 모아
“중진들, 일부 인사 거친 언행 사과”
김종인 “정계개편 안 좋은 인상 줘”

이날 정진석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중진 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중진들은 우선 임시지도부 역할을 할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를 통합하고 외부에서 혁신형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하지만 두 시간 넘는 비공개 회의에서 위원장을 누구로 하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친박계는 친박 색채의 인사가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며 황우여 전 대표를 내세웠다. 반면 비박계는 작심하고 쓴소리를 내세울 인사가 필요하다며 최근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당 대표 경험이 있는 황우여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운을 뗐다. 그러자 범박계로 분류되는 정우택 의원이 “역대 당 대표들 중에 위원장을 찾는 게 좋겠다”며 힘을 실었고, 강재섭 전 대표를 한 예로 거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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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임기 초 당 대표를 맡아 임기 2년을 무난히 채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 의원은 “5선 의원으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지낸 황 전 대표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면서 전당대회까지 큰 잡음 없이 관리할 수 있는 인사”라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4·13 총선에서 지역구를 옮겨 인천 서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비박계 의원들은 “황 전 대표를 앞세워 당권을 쥐려는 친박계의 의도가 뻔히 보인다”며 반대하고 있다. 연석회의에서 황 전 대표를 보이콧하진 않았지만, 비박계는 김형오 전 의장 카드로 맞불을 놔야 한다는 구상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한 비박계 의원은 “최근 김 전 의장을 직접 만나 혁신형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며 “김 전 의장은 지난 3월 새누리당 계파 갈등에 염증을 느껴 탈당했기 때문에 ‘외부 인사’라는 요건에도 맞다”고 강조했다.

또 비박계 중진들은 회의에서 “당선자뿐만 아니라 낙선한 조직위원장들의 얘기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122명의 당선자 중 친박계가 70명 이상이기에 ‘판’을 바꿔보려는 시도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정 원내대표는 즉각 당선-낙선자 총회를 추진하려 했으나 잠정 보류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중진 의원들은 일부 당 인사의 거친 언사에 대해 국민께 대신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날 중진들은 막말 자제 합의도 했다. 이날 회의에는 친박계 원유철·이주영·정갑윤·정우택·홍문종·한선교 의원, 비박계 심재철·정병국·나경원·신상진·이군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계개편에 거리 두는 야당=더불어민주당은 정계개편을 ‘정치공학적인 권력 투쟁’이라며 거리 두기에 나섰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정계개편론에 대해 “민생에 대해선 별다른 이야기 없이 정치권이 권력쟁취를 위해 너무 투쟁한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이재경 대변인은 “정계개편이 국민적 관심사가 될 수 없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 남의 불행을 즐길 처지는 아니지 않나. 20대 국회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이지상·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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