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병 상습 성추행 현직 대대장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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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배치된 이등병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대대장이 군 수사기관에 의해 구속됐다.

대대장급 지휘관이 남자병사에 대한 성추행 혐의로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는 13일 "수방사 모 동원사단 예하 대대장인 손모(46)중령을 성추행 혐의로 지난 5일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헌병대에 따르면 손중령은 지난 5월 초 자신의 부대에 배치받은 A이병(21)을 6월 초부터 한달간에 걸쳐 자신의 집무실에서 15차례 성추행했다. 손중령의 성추행 사실은 A이병이 부대 군의관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손중령을 즉각 보직해임.구속했고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해 비공개로 수사를 벌여왔다"며 "불미스러운 사건이 생겨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님들께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피해를 본 A이병은 정신적 충격 등으로 한동안 군 의무대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는 보직을 조정해 다른 곳에서 근무 중이다.

한편 육군은 병영 내 성추행 관련 악습을 뿌리뽑기 위해 13일 홍갑식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기무.헌병.법무.군종이 참여하는 '성추행 특별대책반'을 설치했으며, 각급 부대에 대한 정밀진단과 함께 근원적인 사고예방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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