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전용·국한문혼용 논쟁|전내의 서적해독위해 한문교육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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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글전용이냐, 국한문혼용이냐의 문제를 놓고 또한번 논쟁이 벌어졌다. 21일 하오1시 성균관대 시청각교육원에서 열린 성대인문과학연구소 학술발표회에서「한문교육과 한글만 쓰기에관한 논의」를 주제로 세교수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독일에서의 라틴어교육과 연구의 현황」을 주제로 첫발표에 나선 반성완교수 (한양대· 독문학) 는『서구에서의 라틴어교육과 연구는 전통의 일부를 계속 이어져온 반면 우리의 한문교육과 연구는 맥이 끊긴 상태』라고 지적했다.
반교수는 이어,『우리나라대학에 독문학두는 71개나되는데. 한문학과는 고작 13개밖에 안된다』며 서구학문이. 일방적인 우세를 점하고있는 학문적 풍토부터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고교에서 한문을 제l외국어나 제2외국어로 취급, 다른 외국어와 함께선택해서 본격적으로 공부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제안했다.
이에 대해 남기심교수 (연세대·국어학)「한글만 써도 별지장이 없다」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반론을 제기했다. 남교수는『흔히 한자를 써야 독서능률이 더오르며 정제적이라고 들 하나 이는 독서습관과 교육을 어떻게 받았느냐의 차이일뿐』이며,『한자를 쓰지 않으면 전통문화의 단절이 이루어진다는 일부의 주장도 있지만 일반대중이 상용한자정도의 한자를 안다고 전통문화가 충실하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반박했닥
한편 송재소교수 (성대·한문학) 는「한문교육은 왜필요한가」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오늘날 전해져 내려오는 민중문학의 대부분이 한자로 기록돼 있어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민족문화를 창조하기 위해서 원전의 해독을 위한 한문교육의 강화가 시급하다고』주장했다.
송교수는 이어 상당수의 일선중·고교에서 한문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교사들이 한문을 가르치며 독립된 교과목인 한문이 대학입시에서 국어I에 딸려 겨우3∼5점의 점수가 배당돼 그나마 마련된 한문시간이, 실효를 못거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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