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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초 뉴스] 선생님과 제자의 아름다운 동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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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교사인 윤서향(26)씨는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합니다.
아침 8시 승기(가명)를 위한 영어 보충수업 때문입니다.
이른 시간 한산한 지하철 안에서 안내견 '루시'(8·암컷)와 함께 승기를 위해 준비한 수업 내용을 되짚어 봅니다

윤 교사와 승기의 특별한 만남도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유난히 수줍음이 많던 승기는 윤 교사와 영어 보충 수업을 하며 많이 달라졌습니다.
시각 장애를 딛고 일반 학교 교사가 된 윤 교사는 승기에게 정말 필요한 멘토입니다.
영어 성적이 안 올라 걱정하던 승기는 선생님에게 보충 수업을 요청했습니다.
둘은 의기투합해 매일 아침 1시간 동안 함께 공부를 합니다.
이제 승기는 영어에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용기가 자라고 있습니다.

윤 교사는 선천성 시각장애인(1급)입니다.
서울맹학교를 졸업한 그는 숙명여대 사범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막연히 누굴 가르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마침내 이뤄졌습니다.
그는 특수학교 교사보다 일반학교에서 더 많은 학생과 만나길 원했습니다.
서울시 중등교사 임용시험(영어과)에 합격해 서울 삼선중학교(교장 어학선)에 왔습니다.
그는 대학 입학 직전(2010년 2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기증한 '루시'를 만났습니다.
자신의 눈이 되어준 루시에 대한 고마움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 주기를 원했습니다.
승기와의 영어 보충수업은 그 소망 중의 하나입니다. 특별한 기쁨입니다.

승기는 교실에서 안내견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지금은 자연스러운 일상입니다.
'편견'의 벽을 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장애에 대해 배려하고 또한 다름을 인정하는 학생으로 커가고 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안내견과 시각장애인, 스승과 제자가 함께 어울리는 아름다운 동행입니다.

오는 15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사진·글=오종택 기자 oh.jongta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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