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피해 지원 나섰다 철판구조물에 맞아 의식불명된 구급대원 결국 순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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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허승민 소방장 [사진 강원도 소방본부]

강풍에 도로 위로 떨어진 지붕 구조물을 처리하던 중 철판구조물에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진 강원 태백소방서 소속 허승민(46) 소방장이 12일 오전 8시10분쯤 끝내 숨졌다.

허 소방장은 지난 4일 오전 1시20분쯤 태백시 철암동 한 연립주택 지붕 구조물이 도로에 떨어져 차량 통행이 어렵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그는 동료 4명과 도로에 떨어진 지붕 구조물을 처리하던 중 추가로 떨어진 구조물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허 소방장은 당시 헬멧 등 안전장비를 모두 착용했다. 하지만, 10m 가량 높이에서 강풍을 타고 날아든 철판구조물의 충격을 이겨내지 못했다. 당시 현장에는 초속 24m의 강풍이 불었다.

허 소방장은 태백 중앙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사고 발생 8일 만에 숨졌다. 주로 응급처치 업무 등을 담당하는 구급대원인 그는 사고 당시 강풍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지원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지난 1월에 태어난 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허 소방장의 영결식은 14일 오전 10시 태백소방서 광장에서 강원도청장으로 열릴 예정이다. 유해는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이와 함께 강원도소방본부는 허 소방장을 소방위로 1계급 특진하고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키로 했다.

태백=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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