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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펀드 반짝반짝…3개월 수익률 최고 6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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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올 들어 국제 금값이 20%나 오르면서 금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약세 계속되며 금값 급등
펀드 수익률 톱3가 모두 금펀드
6월 Fed 금리인상 여부가 관건
“가격상승 한계” 투자 신중론도

9일 현재 국내·해외펀드를 통틀어 지난 3개월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모두 금 관련 펀드들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블랙록월드골드(62.86%), IBK골드마이닝(58.29%), 신한BNPP골드(51.77%) 펀드 등이 큰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이 3.55%, 해외 주식형 펀드는 6.14%에 머문 것에 비하면 ‘대박’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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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펀드 수익률이 높은 것은 달러 약세에 따른 금값 상승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같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이 상대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물 금 가격은 온스당 1295.8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다. 장중 1300달러선을 돌파해 1306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주초 소폭 하락했지만 6일 미국 고용 증가가 7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면서 다시 올랐다. 이날 금값은 1292.90달러에 마감했다.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고 중앙은행 통화정책도 별 효과가 없어보이면서 금값이 계속 오르는 것이다.

국제 은 가격은 금보다 더 올랐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은 가격은 온스당 17.82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6일엔 17.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월 한 달간 금이 4.4% 올랐지만 은은 15% 이상 올랐다. 이에 따라 은을 기초상품으로 하는 삼성KODEX은선물 상장지수펀드(ETF)는 3개월 수익률이 23.31%, 금·은값을 따라가는 미래에셋TIGER금은선물 ETF는 15.20%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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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이런 금·은값 상승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값 상승은 Fed의 금리인상이 미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따라서 금리인상이 가시화되거나 시장 흐름을 바꿔 놓을 돌발변수가 생기기 전까지는 금값이 1300달러 언저리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6일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오면서 Fed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작아졌다. 미국 선물시장의 투자자들이 보는 6월 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연초 75%에서 최근 6%까지 떨어졌다.

지금 당장 투자한다면 금보다 은이 낫다는 주장도 있다. 삼성선물 홍성기 선임연구원은 “금과 은 가격은 방향성을 같이 하지만 통상 금값이 먼저 오르고 은이 나중에 오르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1월 중국 증시 폭락 이후 안전자산인 금값은 꾸준히 오른 반면, 은은 등락을 거듭하다 4월 들어 급등하기 시작했다.

금·은 모두 귀금속이지만 은은 전기·태양광산업에서 전도체로 쓰이는 산업용 소재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과 인도는 각각 2020년, 2022년까지 태양광발전 용량을 100GW(기가와트)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는데 태양광발전 패널당 약 20g의 은이 필요하다.

하지만 금·은 가격의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값이 지금보다 약간 더 오를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금 수요가 뒷받침돼서 오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 상승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하락세였던 금값이 소폭 반등하는 정도라는 의미다.

홍 연구원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늦춰진 것일 뿐 올해 안에 금리가 오르긴 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선 금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은 물가상승을 회피하는 기능도 있는데 최근 미국 물가상승이 꺾이는 지표가 나오고 있는 것도 금값 상승엔 저해 요소라고 홍 연구원은 덧붙였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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