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민정총무|정치 판쳐 민생문제 못 다뤄|소득 없어 아쉬웠지만 신뢰의 폭 넓혔다>
『많은 소리가 국회 안으로 투영이 되였지요』-. 제5공화국 출범 후 아마 가장 「시끄럽고 껄끄러운」 국회를 여당의 원내사령탑으로 치러낸 이종찬 민정당 총무는 이번 국회를 그렇게 되돌아보았다.
여당이 주장해온 「정치의 장내화」가 어느 정도는 이뤄졌다는 것이다.
『물론 사회불만계층의 소리를 직설적으로 쏟아만 놓았지 새로운 정책으로 승화되지는 못했다』 고 아쉬워하는 이 총무는 『그런 불만의 소리들이 국회에 많이 쏟아진 것은 값진 것』이라고 보았다.
그런 소리들이 국회에 바로 반영됨으로써 『우리 국회가 차츰 국민으로부터 신뢰의 폭을 넓혀가게 됐다』 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생각이다.
『정치가 판을 치는 바람에 민생은 어디로 가버렸어요』광주사태 등이 클로즈업되는 바람에 당초 설정했던 방향이 빗나가게된 것을 아쉽게 생각하면서 『여야 모두 이 의회는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공유하게 된 것은 커다란 성과』 라고 꼽았다.
-이번 국회를 11대와 총체적으로 비교한다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이번 국회에서 새로운 상대로 등장한 신민당사람들의 대부분이 피규제자였고 그래서 거의 본능에 가깝게 지난 5년간의 정치를 부정하고 싶어했어요.
대화하기 껄끄러운 상대였죠. 이번 국회를 통해 다소나마 해소는 됐습니다만….
또 11대 국회에 비해 정치 쪽이 강해서 실질적인 알맹이를 얻는데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인상입니다.』
-장외의 영향력이 국회에 미친 것도 있지 않았습니까.
『장외의 과격한 소리가 실제로 영향을 주고 동요를 일으켰지요. 대표적인 게 미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인데, 이 때문에 야당 측도 핵폭탄이라고 했던 광주사태를 끝내 들고 나오고야 말았거든요.
또 삼민투위의 과격한 이론이 국회에서 공식 거론되고 이에 대한 반론도 제기됐지요.
이런 급진사조를 의회라는 장치를 통해 갈 여과할 수 있느냐는 것은 정치하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커다란 과제예요』
-실제로 이번 국회는 「광주국회」 라고 할만큼 광주사태가 주 쟁점이 되고 말았는데요.
『사실 등원 전 막후 대화를 할 때 만해도 광주사태가 주 의제가 되리라 곤 생각 못했어요. 미문화원점거사건이 이 문제의 제기를 촉진했고 또 시기적으로 마침 광주사태5주년이 돼서 들어맞은 거지요.
야당은 광주사태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고, 여당은 진실이 밝혀졌는데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막아야겠다는 것인데 그 사이에는 엄청난 시각의 차이가 있지요.
설령 광주에서의 진실을 다시 규명하려해도 그 평행선은 아마 해소되지 않을 겁니다. 우리는 보다 많은 진실을 전달하고 이번이 그 계기가 돼야한다고 보고있어요.』
-이번 국회에서는 야당 측은 「위험수위」니 「성역」이니 하는 말을 없애겠다고 강도 높은 발언을 많이 했는데요.
『언어구사에서의 강도는 현저히 높아졌지만 다만 말초적인 언어구사의 강도와 주장하는 내용, 흐름의 강도가 구분돼야겠지요. 의회라는 말이 「대화한다」는 말에서 유래된 것인데 상대를 모욕하면서 대화하고 협상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욕설이나 지나친 말들을 지적하는 것 같은데….
『아무튼 비의회적인 용어는 엄격히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 진지한 토론이 되지요. 용어만 과격하다보면 오히려 논지가 흐려져요.
또 의사진행의 규칙도 좀 지켜야지요. 변칙이 좀 많았어요』
-이번 국회대책을 추진하면서 민정당내에서 너무 밀린다는 얘기도 있지 않았습니까.
『종합적으로 봐야지요. 저쪽 요구를 많이 들어준 것 같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솜처럼 싸서 진동을 흡수하는 완충효과도 있었잖아요. 국회는 온건주의자의 마당입니다. 강경한 투쟁장이 아니지요』
-앞으로 국회운영대책은 어떻게 꾸릴 계획입니까.
『정치 때문에 민생이 너무 밀렸어요. 소리는 높았지만 실질소득이 없잖아요. 외화내빈입니다. 본회의가 상임위에 비해 너무 길게 된 점, 의제분류가 잘못된 점등은 고쳐나갈 작정입니다. 준비도 좀 더 철저히 해야되겠다는 생각입니다.』 <김영배기자>김영배기자>이종찬>
개원국회 많은 소리 쏟아져 "성공적 시운전"|민정·신민 두 총무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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