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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 폐 이외 장기 손상까지 조사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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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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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및 미세먼지 대책 당정협의’에 참석해 정부의 늦장 대처를 질타하며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에 착수하고 청문회도 하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광림 정책위의장, 정 원내대표, 권성동 환노위 간사, 신의진 대변인, 이윤섭 환경수석전문위원. [사진 조문규 기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8일 취임 후 첫 당정협의에서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문제로 치고 나왔다. 그는 “정부·여당은 비장한 각오로 사태 수습에 임하겠다”면서 국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 의지를 밝혔다. 협의 직후 새누리당은 “청문회에서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국정조사도 열 수 있다”고 한걸음 더 나갔다.

정진석 첫 당정협의서 정부 압박

비록 정부에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민감한 사회적 이슈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국정주도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뜻이란 해석이 나왔다.

실제 정 원내대표는 “질병관리본부가 (첫 신고 시점이었던) 2011년 4월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을 확인했는데, 정부는 왜 갓난아이와 산모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역학조사에 나서지 못하고 지난 5년간 진상 규명을 제조업체와 유가족 싸움으로 맡겼느냐”고 비판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검찰은 한 점 의혹 없이 국민 앞에 그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신임 원내지도부가 이렇게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나오자 정부도 이날 협의에서 ▶피해 조사기관을 확대해 피해자 판정 속도를 높이고 ▶피해 가능성을 폐 이외 장기 손상까지 넓혀 역학조사에 나서며 ▶피해자들에게 기존 치료비와 장례비 외에 생활비를 지원하는 방안 등에도 동의했다고 한다. 다만 새누리당은 청문회는 검찰 수사 이후에 열자고 정부와 뜻을 모았다.

이날 정 원내대표는 당정회의 직후 원내수석부대표로 김도읍(재선·부산 북-강서을) 의원을 임명했다. 원내대변인으로는 김명연(재선·안산 단원갑) 의원과 김정재(초선·포항북) 당선자를 기용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친박근계라는 점이다. 하지만 계파색은 옅은 편이다. 이 때문에 정 원내대표는 “적재적소의 실용주의, 지역안배, 계파색을 탈피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당내에서는 비박계를 중심으로 “(김도읍 의원 등이) 친박계는 친박계” “당의 화합에 도움이 될지 의문스러운 인사” 등의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는 “나나 김도읍 의원 정도면 (친박계가 아닌) ‘중립’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원내대표 회동 검토=새누리당 원내지도부 구성이 속도를 내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3당 원내대표들부터 만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8일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중앙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이란 방문(1~4일)을 마치고 돌아와 빠른 시일 내에 3당 대표를 만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여당인 새누리당이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7월 전에 열기 힘든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지속되곤 있지만 8월 말~9월 초면 역할을 다한다. 3당 대표 선출을 마냥 기다리다간 20대 국회 개원에 맞춰 야당에 국정운영과 관련해 협조를 구하겠다는 구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 3당 원내지도부 구성이 마무리돼 가고 있는 만큼 (3당 대표와 만나는 것 말고) 다른 방안을 조율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진행될 5월 중순에 맞춰 여야 원내지도부와 회동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글=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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