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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구조조정 재원 5조원 이상”, 한은 겨냥 “국민적 공감대? 무슨 말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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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 기획재정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이 5조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프랑크푸르트를 찾은 유 부총리는 2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야당이 법인세 인상으로 구조조정 자금 5조원을 마련하자고 한다’는 기자 질문에 “5조원 갖고 될지 봐야 한다”고 답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국책은행 자본 확충에 필요한 자금이 5조원 이상이란 점을 유 부총리가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인상에 대해선 부정적 견해를 분명히 했다.

유 부총리는 기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 규모를 정확히 책정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정당국이 얼마, 통화당국이 얼마 하는 식의 금액이 금방 나오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시한을 정한 용선료 협상 결과를 봐야 하며 지금 단계에서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이 얼마라고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4일 기재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는 관계기관 협의체 회의를 열어 국책은행 자본 확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한은을 겨냥한 쓴소리도 했다. 지난달 29일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가 한 “한은의 발권력 활용에 국민적 공감대 필요하다”는 발언을 두고 유 부총리는 “국민적 공감대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얼마 전 한은은 구조조정에 필요한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해왔다”고 ‘한은 역할론’을 재차 강조했다. ADB 연차총회에 참석하러 프랑크푸르트를 찾은 이주열 한은 총재를 만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유 부총리는 “따로 만날 계획은 없다”고 대답했다.

이를 두고 국책은행의 자본을 확충하는 데 한은의 발권력을 얼마나·어떻게 동원하냐를 두고 기재부ㆍ한은 간 이견이 아직 좁혀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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