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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행 미국 크루즈선 50년 만에 다시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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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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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출신 여성이 1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항을 출발해 쿠바 아바나로 향하는 ‘아도니아호’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양국을 운항하는 크루즈는 이날 50년 만에 운항을 재개했다. [마이애미 AP=뉴시스]

미국과 쿠바를 잇는 크루즈가 50년 만에 운항을 재개했다. 이 크루즈를 운행하는 카니발사(社)는 1일 오후(현지시간) 704명의 승객을 태우고 미국 마이애미 항구를 떠난 ‘아도니아 호’가 2일 오전 쿠바 수도 아바나 항구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승객 704명 태우고 아바나 도착
쿠바 출신 망명자 해상 입국 허용

지난 3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만나 88년 만에 정상회담을 가진 지 43일 만에 민간 관광객을 위한 뱃길이 열린 거다.

이 배의 승객 704명 중엔 쿠바 출신 미국인도 있었지만, 이들은 크루즈에 탑승하지 못할 뻔했다. 쿠바의 ‘해상입국금지법’이 걸림돌이었다.

이 법은 쿠바 출신 망명자들이 해상을 통해 입국하는 걸 금지하고 있어 쿠바 출신 미국인들이 크루즈를 이용할 수 없다.

해상 입국을 허용해 달라는 쿠바 출신 미국인들과 카니발 측의 요구가 거세지자, 쿠바 정부가 지난 4월 22일 이 법을 폐기하기로 입장을 바꾸면서 크루즈 운항 재개가 급물살을 탔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쿠바 아바나항에 첫 발을 내디딘 승객은 쿠바 출신 아르니에 페레즈였다. 그는 이번 항해를 위해 비행기로 수차례 쿠바를 오가며 실무 작업을 진행했지만 해상입국금지법이 완화되지 않았다면 이 배를 타지 못할 뻔했다.

카니발 측은 향후 마이애미에서 아바나로 향하는 이 크루즈가 격주로 운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은 1인당 1800달러(약 204만원)부터 시작한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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