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문화원도서실 점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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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대·고대·연대·서강대·성대등 서울시내 5개대학생 50여명(경찰추산·학생측주장 73명)이 23일 낮12시5분쯤 서울을지로1가 미국문화원2층 도서실을 점거하고 ▲광주사태에 대한 미국측입장해명및 미국대사면담 ▲외신기자와의회견 ▲신변안전보장등을 요구하며 농성중이다.
도서실을 점거한 학생들은 도서실유리창에 「광주사태책임져라」라고 쓴 플래가드와 「국정조사권 발동하라」 「미국은 공개사과하라」는등의 벽보를 밖에서 볼수있도록 붙이고 경찰이 투입해올경우 2층창으로부터 뛰어내리거나 갖고있는 청산가리로 집단자살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미문화원에 배치됐던 전경대원 송영각상경등 2영이 학생들의 문화원점거때 던진돌·유리병등에 맞아 부상했다.
경찰은 문화원정문앞에서 고대 강성부군(정외과3년)을 연행해 점거경위등에 대해 조사중이다.

<집결>
학생들중 일부는 이날상오11시55분쯤 문화원맞은편 롯데호텔 지하분수대에 삼삼오오 모였고 다른 일부는 문화원 오른쪽에 맞붙은 빌딩지하다방에 모였다.
정오쯤 롯데호텔지하분수대에 모였던 학생 20여명이 문화원 맞은편에서 미문화원 정문과 옆문에 배치돼 경비중이던 전경대원 10여명에게 돌과 박카스병을 던지며 뛰어들어갔다.
학생들이 던진 유리병등으로 전경대원들이 우왕좌왕하는사이 삼성빌딩 지하다방에있던 학생20여명이 재빨리 문화원의 오른쪽옆문을 통해 2층 도서실로 울라갔고 문화원 맞은편의 학생등 일부도 차도를건너 정문과오른쪽옆문을 통해 문화원으로들어갔다.

<점거>
2층 도서실에을라간 학생들은 도서실 출입문앞쪽에 의자등을 쌓아 바리케이드를 치고 도서실 창문에 광주사태와 관련된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벽보를 붙였다.
이때 도서실에 였던 열람자들과 근무자들은 재빨리 문화원 뒤쪽 뜰로 피신했다.
미문화원 측은 즉각 미대사관에 연락하는 한편 학생들을 설득하고 있다.

<농성>
학생들은 하오1시30분부터 미문화원정문 바로위 2층유리창에 16절지에다 붉은 글씨로 「우리의 요구사항」을 게시했다.
학생들은 요구사항에서 미정부의 광주사태지원에 대한 항의로 ▲미대사와의 공시면담 ▲내외신기자와의 공식회견 ▲공개사죄요구등 3개항을 제시했다.
학생10여명은 하오1시30분부터 유리창에 모습을 나타내고 필담으로 「우리들은 왜미국문화원에 들어왔는가」, 「국민에게 드리는글」 이라는 글을써 창밖의 기자들에게 차례차례 보여주었다.
학생들은 이어 l6절지에 붉은글씨로 「1백명」이라고써 안에있는 농성학생수를 알리기도 했으며 자신들은 전국학생총연맹 광주사태위원회소속 학생들이라고 신분을 밝혔다.

<경찰출동>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3백여명의 기동경찰을 출동시켜 일반인의 문화원 출입을 통제하는등 경비에 나서는 한편 학생들에게밖으로 나올것을 종용하고있다.
현장에는 안희상서울시경제2부국장이 나와 경찰병력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미대사관측과 사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안희상부국장은 『미문화원측으로부터 문화원측의 정식요청이 있기전에는 경찰투입을 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받았다』고 밝히고 『현재로서는 문화원측의 요청에 따를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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