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 후보등록이 1일 마감됐다. 이번 경선은 수도권의 나경원 의원과 충청권 정진석 당선자, 영남권 유기준 의원 등 3파전 구도가 됐다. 후보등록일인 이날 각 후보들은 잇따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오전 나경원 의원과 유기준 의원은 시간이 겹쳤다. 그래서 국회 정론관 앞에서 조우했다. 이 과정에서 나 의원은 정론관 앞 복도에서 기다려야했다.
과정은 이랬다.
유 의원은 이날 후보등록을 마치고 오전 11시2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유 의원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계파에 따라 당의 리더를 선출했다면 이제는 달라진 환경에서 당을 살릴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유 의원은 나 의원에 대해 “저의 대학 후배로 2004년 17대 국회에 입성 한나라당 대변인, 17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한나라당 쇄신특별위원회 위원, 한나라당 최고위원, 서울시장 새누리당 후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주요 요직을 거친 훌륭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정진석 의원에 대해서는 “2000년 16대 국회에 입성해 자민련 대변인, 국민중심당 원내대표, 국회 규제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이명박 대통령 정무수석, 국회 사무총장 등을 거친 훌륭한 분”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훌륭한 두 분을 모시고 원내대표 경선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유 의원은 오전 11시29분 정론관을 나와 복도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때 나경원 의원은 정론관 입구에 도착했다. 나 의원의 새누리당 원내대표 출마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은 오전 11시30분에 예정돼있었다.
하지만 나경원 의원은 정론관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정론관 앞에서 유 의원과 기자들과의 질문응답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나 의원은 유 의원의 질의 응답을 방해하지않으려는 듯 조심스럽게 출입문 앞 뒤로 모습을 드러냈다 감췄다하며 기다렸다. 하지만 끝이 날 기미가 보이지않았다.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5분이 지나자 나 의원은 출입구 뒤쪽에서 앞쪽 복도로 온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나 의원은 6분이 지나자 물을 마셨다.
7분이 지났지만 그래도 끝나지 않았다.
복도에서 기다린지 7분을 지나 8분이 다되어간다.나경원 의원은 국회 정론관 앞 복도에서 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하기도했다.
기다린지 8분이 지나 유 의원이 질의응답이 끝났다. 이때 동선이 마주쳤다. 나 의원과 유 의원은 악수하며 만났다. 둘은 선의의 경쟁을 약속하듯 활짝 웃었다.
나 의원은 이날 ‘덧셈 정치로 새누리당과 국회의 진정한 변화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원내대표 출마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민주 정당의 기본으로 돌아갈 것, 청와대ㆍ정부와는 쌍방향 소통 상시화로 진정한 협력관계 구축, 신 3당 체제를 맞이해 통 큰 덧셈 정치 실천,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 방안제시 등을 약속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