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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선발 봉중근 3이닝 2실점…LG는 4-2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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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 봉중근(36)의 시즌 첫 선발 등판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봉중근은 3이닝 만에 물러났지만 팀은 승리했기 때문이다.

봉중근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5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4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 타자 박기혁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이승현에게 공을 넘겼다. 선발이 일찍 내려갔지만 LG는 불펜진의 호투와 채은성, 히메네스의 적시타에 힘입어 kt를 4-2로 물리쳤다.

지난 시즌 막판 마무리에서 선발로 역할을 바꾼 봉중근은 올 시즌 LG의 5선발 후보로 기대를 모았다. 봉중근은 스프링캠프에서 체중을 10kg 가까이 감량하면서 선발진 합류에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오키나와 캠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해 시범 경기를 건너 뛰었다.

4월 초 부상에서 회복한 봉중근은 지난달 12일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컨디션을 조율했다. 그러나 좀처럼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 3경기에 나섰지만 2패 평균자책점 14.34으로 부진했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달 24일 두산 2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선 5와3분의2이닝 동안 10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초 이날 선발은 에이스 우규민이 나설 차례였다. 그러나 우규민은 지난달 20일 잠실 NC전에서 허리를 삐끗했고, 26일 대구 삼성전에선 9이닝을 모두 던져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큰 문제는 없지만 허리에 불편함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양상문 LG 감독은 우규민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기 위해 등판을 3일 잠실 두산전으로 미뤘다.

때문에 대체 선발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양 감독은 구위가 올라오지 않은 봉중근을 선택했다. 김광삼, 배민관 등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뛰는 선수들도 대안이 될 수 있었다. 김광삼은 퓨처스리그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 배민관은 2승 평균자책점 2.52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양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원래 봉중근을 5선발로 생각했고, 점검할 기회가 생겼다. 베테랑 선수가 2군에 너무 오래 머물면 의욕이 떨어진다"고 말하면서 봉중근에게 기회를 줬다.

봉중근은 이날 1회에만 30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구속은 시속 130km 후반에 그쳤고, 제구는 높게 형성됐다. 의욕이 앞선 탓에 어깨에 힘이 들어간 것이다. 결국 1회 이대형-이진영-유한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2실점을 했다. 2회와 3회에도 주자를 내보내며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갔다. 양상문 감독은 3-2로 앞선 4회 봉중근이 첫 타자 박기혁에게 안타를 맞자 주저 없이 교체를 지시했다.

결과적으로 봉중근의 선발 기용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양상문 감독의 빠른 선택은 팀을 살렸다. 이승현-최성훈-신승현-윤지웅-임정우 등 5명의 투수가 차례로 나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채은성은 5회 우월 솔로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면서 불펜진의 짐을 덜었다. 4회 1사 1·2루에선 그림같은 홈 송구로 실점을 막기도 했다. kt는 선발 정성곤이 3회를 넘기지 못하고 3실점하며 무너졌고, 역시 5명의 투수를 기용하는 물량 공세를 펼쳤지만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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