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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기억 찾아 타지마할 찾은 윌리엄 왕세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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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홀로 타지마할을 방문한 고(故) 다이애나비(왼쪽 사진). 지난 16일 이곳을 방문한 윌리엄 왕세손 부부. [사진=영국 왕실 트위터,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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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방문 중인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16일(현지시간) 타지마할을 찾았다.

영국 왕실은 이날 부부가 촬영한 기념사진을 공개했는데,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촬영할 법한 사진은 금세 화제가 됐다. 24년 전 고(故) 다이애나비가 이곳에서 찍었던 사진과 똑같은 구도 때문이었다.

1992년 남편인 찰스 왕세자와 함께 인도를 방문한 다이애나비는 타지마할을 홀로 찾았다. 찰스 왕세자가 강연을 이유로 동행하지 않은 탓이었다. 다이애나비는 타지마할을 배경으로 벤치에 홀로 앉아 사진을 찍었고, 사진의 쓸쓸한 분위기는 파경으로 치닫던 이들의 결혼을 상징하는 모습으로 남았다. 결국 같은 해 다이애나비와 찰스 왕세자는 별거를 시작했다. 1996년 이혼했고, 이듬해 다이애나비는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윌리엄 왕세손이 이른바 '다이애나 벤치'에서 어머니와 같은 모습으로 사진을 찍은 데 대해 영국 언론들은 여러 해석을 쏟아냈다. 대체로 영국 왕실의 상처가 극복됐다고 여겨 환영하는 모습니다. BBC는 “왕세손이 아버지가 하지 못한 일을 했다”고 전했다 베니티페어에 따르면 왕세손 부부의 한 측근은 “윌리엄 왕세손은 타지마할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어머니를 기억하는 데 감사하고 있다”며 “(타지마할 방문을 통해) 왕세손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기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왕실 대변인은 "왕세손은 어머니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장소를 방문한 데 대해 행운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타지마할은 17세기 무굴제국의 황제 샤자한이 출산 중 숨진 왕비 뭄타즈 마할을 추모하기 위해 건축했다. 2만여 명이 동원돼 22년에 걸쳐 지은 타지마할은 새하얗고 웅장한 모습으로 '찬란한 무덤'으로 불린다. 1983년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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