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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우스」불수상의 내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일찌기 프랑스수상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일은 없었다. 7일 내한한 「파비우스」 수상은 그 전례를 깼다는 점에서도 각별히 반갑다.
프랑스는 구한말 한불수호통상조약 체결이후 99년간 우리의 따뜻한 우방이였고, 6·25때는 참전국의 일원으로서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지켜준 우국이다.
그러나 현 「미테랑」 대통령의 사회당 정권이 들어선 이후 프랑스는 종래의 외교노선에서 벗어나 북한의 파리 무역대표부률 총대표부로 승격시키고 경협을 강화하는등 우리에게는 유감스러운 일이 종종있였다.
그때문에 지난해로 예정됐던 「크레송」 대외무역상의 방한이 무기연기되는 사태까지 있었다.
그동안 양국간의 관계회복노력으로 한불관계는 다시 진정돼 이번에 수상과 대외무역상,체육상,연구기술상등 각료급들이 실업계,문화계의 지도급인사 70여명을 이끌고 서울에 오게됐다.
프랑스는 현재 북한과 4천3백만달러의 경협을 맺고 있으나 우리와는 2O억달러 규모다. 원자로와 지하철 개찰시스템, 평택터미널공사등이 프랑스에 의해 진전되고있다.
이번 「파비우스」 수상일행의 방한목적도 주로 경제협력울 위한 상담에 있는것 같다.
우리로서도 우호와 실용의 원칙위에서 프랑스와의 경제협력관계가 확대돼 나가기를 기대한다.
더구나 프랑스는 우리의 동구진출의 창구가 되어왔다. 아프리카의 불어권국가들에대한 비동맹외교의 전개에도 프랑스의 협력을 받으면 큰도움이 된다.
프랑스가 지금 의장국으로 있는EC (유럽공동체) 국가들과의 교류확대에도 프랑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들어 프랑스가 우리에 대해 너무나 노골적으로 북한카드를 남용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 유쾌한 인상만은 아니다.
파리의 신문들은 프랑스 업체가 평양에 고층호텔을 짓는다는 보도와 함께 최근엔 항공로 게설설까지 퍼뜨리고 있다.
그것은 분단의 상처를 앓고있는 우리의 약점에 편승하여 경제걱 실리 추구하려는 곡예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동양인의 사고와 논리로는 쉽게 이해할수 없는 유감스런 일이다.
한국전 참전국이고 전통적인 외교대국인 프랑스는 자유세계의 지도적인 국가로서 좀더 의연한 자세를 지녀주었으면 한다.
그것은 지금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남북한관계의 발전에 장애가 될수있는 일을 피하는 한편 대화가잘 진전되도록 국제환경을 조성해나가는 일이다.
지금 우리와 동구 공산국들과의 관계는 개선되어가는 중이다.서구자유국가롤 대표하는 프랑스의 대북한관켸는 우리의 대동구관계와의 결행속에서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평화와 제통일을 돕는 길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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