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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과 힐러리는 앙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52)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8)이 상처와 분노로 가득 찬 앙숙관계란 주장이 제기됐다. 폭스뉴스·CBS방송에 근무했고 오바마 집권 후 4년간 블룸버그뉴스의 백악관 출입기자였던 케이트 앤더슨 브로워는 12일 출간된 신간 『퍼스트우먼: 현대 미국 대통령 부인들의 품위와 권력(First Women:The Grace and Power of America’s Modern First Ladies)』에서 “둘의 앙금 때문에 미셸은 조 바이든 부통령이 차기 대선 후보가 되길 바랬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출입기자 책에서 언급
“오바마와 대선 경선 때 악감정
미셸, 부부 동반 만찬 안 해”

브로워는 백악관 직원과 미셸의 비서·지인 등의 증언을 인용, “미셸은 2008년 대선 경선 당시 남편 오바마가 내건 구호 ‘희망(Hope)과 변화(Change)’에 대해 클린턴이 “하늘이 열리고, 빛이 내려오고, 천상의 화음이 들리고, 모두가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그래야 세상이 완벽해진다”고 조롱한 것을 두고두고 잊지 못했다”고 밝혔다.

클린턴 일가의 재단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GI)’의 불투명한 운영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이 책은 “미셸은 클린턴 전 장관과 그의 가족에 대한 경멸 때문에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당시 한번도 백악관에서 부부 동반 만찬을 하지 않았다”고 썼다.

클린턴도 미셸에 대한 악감정이 대단했다고 한다. “미셸은 대통령 부인 지위에 걸 맞는 일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컸다는 것이다. 자신이 퍼스트레이디로 있을 때 설립한 역사적 건축물·예술작품 보호 사업인 ‘미국의 보물을 지켜라(Save America’s Treasures)’가 2011년 미셸의 무관심에 의해 예산 지원이 사실상 중단된 데 분노를 느꼈다고 한다. 이번 대선 출마도 2008년 오바마에 진 데 대한 복수의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클린턴은 미셸이 정책에는 별 관심 없이 ‘패션 아이콘’이 되는 데만 신경을 쓴다고 생각한다”며 “실제 미셸은 ‘훌륭한 감옥(백악관)에서 빨리 나가고 싶다’는 말을 하며 남편 퇴임 직후 자서전을 써 돈을 벌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 브로워는 지난해 4월에도 저서 『관저: 백악관의 내밀한 세계』에서 “힐러리는 ‘르윈스키 스캔들’ 직후 남편 빌에게 ‘망할 자식’이라 소리치며 뭔가 무거운 물체(램프)를 내던졌다” “빌은 서너 달 동안 침대에서 자지 못하고 서재 소파에 웅크려 눈을 붙여야 했고 이후 용서를 받고 침대로 돌아간 뒤에도 힐러리에게 맞아 침대가 피투성이가 된 적도 있다 ”고 기록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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