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재채기를 하면 한국 산업엔 어떤 파장이 미칠까. 기업들이 체감하는 대중 의존도가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중국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떨어지면 한국 성장률이 0.5% 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런 상관 관계는 4분기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올 1분기 중국 성장률이 떨어지면 내년 한국 성장률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중국 성장률과 한국 성장률·환율·물가상승률·이자율의 5개 변수로 이뤄진 통계 모형을 분석한 결과 이런 상관관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기간은 1992년 1분기~2015년 4분기였다.
한·중 경제 동조화 갈수록 심해져
현대경제연 “수출 시장 분산을”
연구원의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의 경우 전체 수출에서 대중국 비중이 25%로 높은데다,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50%에 달한다”며 “중국 성장률에 따른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데, 이번에 통계 분석으로 그 규모가 나타난 것”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에선 중국과 거래를 많이 하는 싱가포르·인도네시아·독일·일본·미국 등 8개국도 포함했다.
중국 노출도가 높은 싱가포르의 성장률 하락률(0.7% 포인트)이 가장 컸고, 다음은 인도네시아(0.6% 포인트)였다. 그러나 뒤이어 한국이 3위를 차지해 양국의 ‘경제 동조화(Coupling)’도 만만치 않았다. 자원 수출국으로서 중국 입김이 강한 것으로 여겨지는 호주·남아공(각 0.2% 포인트)도 한국보다 성장률 하락폭이 낮았다.
최근 중국은 ‘바오치’(保七, 7% 이상 성장)시대를 마감하고 ‘바오류(保六, 6% 중속 성장)’를 선언했다. 그만큼 한국 경제엔 위기감이 높다. 연구원은 대응책으로 먼저 ‘위험 분산’을 주문했다. 새로운 신흥국으로 부상하는 아세안(ASEAN)·중동 지역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시장에선 과거 중간재 위주의 무역을 내수시장 확대에 맞춰 소비재·자본재 같은 최종재로 바꾸라고 주문했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