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라크전쟁의 가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5년째 계속돼온 이란-이라크전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티그리스강 유역에서는 지상전이 치열하고 페르시아만에서는 유조선공격이 한층 심해졌다.
더우기 제공권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는 l7일 이란의 영공전체를 전쟁구역으로 선포, 20일부터는 무차별 공격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54개월간 끌어온 후진국형의 장기소모전이 새로운 양상을 떨것같다.
이란은 79년의 혁명전까지만 해도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외교적역량 때문에 「중동의 헌병」으로 불릴만큼 지역의 패권국으로 군림해왔었다.
그러나 「호메이니」집권이후 그같은 역량이 모두 파괴됐다.
특히 상식과 관예를 벗어난 외교때문에 국제적인 독립을 자초하여 전쟁의 수행과 수습(휴전교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있다.
미소를 모두 적대시하고있어 동·서의 어느진영으로부터도 비행기나 미사일등 신형무기를구입하지 못해 이라크의 공중공격에 대해서는무방비상태라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이라크에 11개의 건설회사를 포함하여 17개사 1만3천명이 나가있고,이란에는 16개사 2천3백명이 있다.
따라서 전쟁이 확대되거나 가열되면 그만큼 우리의 직접피해도 우려될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우리 교민의 안전과 기업경영에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사전조치를 강구해야할것이다.
그러나 전쟁중에는 항상 전후문제도 함께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막대한 국가이익이 걸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우기 전쟁보도는 항상 과강되어 인식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철수를 포함한 최종적인 조치엔 신중을 기해야한다.
한번 철수하면 재진출이 어려올뿐 아니라 전후에 있을 복구건설참여도 쉽지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이라크 양국은 상대방 도시등 민간목표물에 대해서도 공격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전쟁이라 해도 그것은 지극히 비인도적일뿐 아니라 전쟁법규로도 규제하고 있는 사항이다.
따라서 그같은 일이 중지되도록 전쟁당사국의 자제와 열국의 외교적 노력이있어야 한다.
더구나 이라크는 공격의 확대와동시에 이란에 대해 휴전을 제의하고 있다.
지금 이란에 대해 외교적 설득력을 가질만한 곳은 유엔밖에 없다.
따라서 유엔은 민간목표물에 대한 공격중지와 휴전알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것이다.
미소는 전쟁확대를 좌시하면서 뒤로 제3국을 통해 재래식 무기를 팔아먹고만 있을것이 아니라 유엔을 지원하여 간접적으로라도 전쟁종결에 영향력을 행사할 단계가 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