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여고·미문화원자리 맞바꾸기교섭 난항|서울시·미대사관 감정가싸고 1년째 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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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정동 경기여고자리와 을지로l가에 있는 미문화원자리를 맞바꾸는 교섭이 l년이 넘도록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경기여고의 지주인 서울시가 미문화원의 땅과 건물을 감정, 값을 80억원으로 매기자 문화원의 소유권자인 주한미대사관측이 『80억원은 너무 싸다』 는 의사표시만 한채 더이상 교섭에 나서지 않고있다. 이때문에 경기여고와 이 학교동창회는 개포구획정리지구 A14블록에 학교부지를 물색해놓고도 신축 및 이사비가 없어 옮기지 못하고 있다.
경기여고부지를 미대사관이 매입하려는 교섭은 약4년전부터 추진됐었다.
현재 경제기획원건물 남쪽에 있는 미대사관건물은 이곳을 사용해오던 미국국제개발처가 기능이 끝남에 따라 80년9월까지 한국정부에 넘겨주게 돼있었는데 적절한 건물이 없어 정동의 미대사관북쪽 경기여고자리에 대사관건물을 신축한다는 것이었다.
이일이 있기전에 미측은 송현동 미대사관직원 숙소자리에 중층내지 고층의 대사관건물을 짓겠다고 했으나 서울시가 저층을 고집, 이야기가 원점으로 돌아간 일이 있다.
그러다가 83년 가을 서울시와 미대사관의 협의과정에서 경기여고 자리와 미문화원 자리를 맞바꾸는 문제가 거론되고 84년 3월께 맞바꾸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방법은 두 물건을 각각 감정해 건물값을 상계한뒤 차액을 정산하고 소유권을 교환한다는 것.
이에따라 서울시는 작년6월 한국감정원에 의뢰, 두 물건을 감정했는데 그 결과 경기여고는 땅값만 4천8백31평에 평당 약 3백만원씩 1백41억원이 나으고 美문화원은 대지 4백55평에 평당 l천3백만원씌 약 60억원, 건물값포함 80억원이 나왔다.
서울시는 감정결과에따라 작년여름 감정가격을 미대사관에 통보하고 협의에 들어갈것을 요구, 그러나 미대사관측은 작년 12월『감정가격이 너무 낮다. 본국정부와 협의해봐야겠다』 는 회신만 보내고 지금까지 아무 반응이 없다.
관계자는 이문제가 서둘러서 될일은 아니나 경기여고의 이전문제가 오랫동안 미결인채 남아있는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을지로1가일대의 도심재개발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는데 낡은 문화원건물이 남아있는것도 문제라는 뜻을 비쳤다.
경기여고는 미대사관부지로 땅이 님어간다는 말이 나온뒤 『국가적 차원의 일이므로 뭐라고 말할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동창회가 중심이돼 신축부지를 물색해왔다.그결과 4∼5개의 후보지중 개폐구획정리지구 A14블록 약5천평의 체비지를 제1적지로 잡아놓고 있다.이곳은 일본인학교 바로 남쪽으로 현재의 체비지면적은 5천평이나 약5천평정도를 추가로 포함시킬수도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시와 미대사관측은 경기여고-문화원의 교환문제 말고도 송현동대사관직원 숙소의 일부를 도로로 편입하는 문제가 걸려있는데 이것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율곡로의 도로폭 30m를 40m로 넓힐 예정인데 이에따라 미대사관숙소쪽으로 10m들어가 숙소와 기타 부속건물이 앉은 약5백평이 도로로 편입된다.
이에대해 미대사관측은 건물을 고스란히 이전, 신축하는 비용까지 보상해야한다는 주장이고 서울시는 감가상각을 적용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신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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