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활동가로 인생 항로 바꾼 금융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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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갑작스레 퇴직 위기에 몰린 중년 세대라고 너무 낙담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만이 쌓아온 경험 속에서 충분히 새로운 역할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근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새 총장
저소득 아동 돕는 일 하다 봉사 눈떠
“구호 활동에 효율적 경영 접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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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근(54·사진) 전 KB국민카드 마케팅본부 상무가 지난 1일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의 신임 사무총장으로 취임했다.1919년 영국에서 설립된 세이브더칠드런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구호 비정부기구(NGO)로 전세계 30여 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

소 총장은 노무라증권,신한카드 등 금융권에서만 25년간 일해온 ‘금융맨’이다. 그런 그가 별 연관이 없어보이는 NGO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이전 직장에서 경험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 직무 덕분이다. 그는 2010년 신한카드에서 마케팅전략본부장을 역임하면서 사내 CSR을 총괄했다. 이때 처음 시작한 신한카드의 저소득층 어린이용 도서학습센터 ‘아름인도서관’은 국내뿐 아니라 베트남·인도네시아에도 설립되는 등 총 424곳이 만들어졌다.

그는 “저소득층 아동을 돕는 일은 기업, 국가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가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마땅히 해야만 하는 사업”이라며 “NGO 활동가로 인생의 항로를 틀게 된 이유도 바로 어린이를 위한 CSR 사업을 하면서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 총장은 “30년 가까이 금융권에서 쌓아온 효율적 경영관리 기법을 바탕으로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의 국내·외 구호 활동을 효과적으로 완수해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본격화된 반퇴 시대에 직장에서 밀리고 새로운 길을 찾지 못하는 동료·친구들을 많이 봤다”면서 “어린이뿐 아니라 반퇴 세대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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