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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부동산 팔자, 길에 물어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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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교통은 부동산 가장 큰 호재
개통 전 5~10%, 개통 후 10~20% 올라
신분당선 연장 후 용인 수지 집값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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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도로’로 불리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5월 개통인 도로는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서 서초구 우면동을 연결한다. [중앙포토]

‘돈은 길을 따라 흐른다.’

교통은 부동산 가장 큰 호재올해 새로 뚫리는 전철·도로

부동산 시장의 격언이다. 교통은 부동산에 가장 큰 호재로 꼽힌다. 전철이나 도로가 새로 뚫리면 신설 역이나 나들목(인터체인지)을 중심으로 기반시설이 갖춰지고 새로운 상권이 형성된다. 사람이 몰리고 인근 부동산 몸값은 오른다.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인 태경파트너스 박대범 본부장은 “새 교통망 주변 부동산값은 대개 개통 전 5~10%, 개통 후 10~20% 정도 오른다”며 “실수요자도 ‘얼마나 살기 편해질까’에 대한 기대감에 후한 점수를 준다”고 말했다.

|올해 새로 뚫리는 전철·도로
수인선 2차 연장, 인천역까지 개통
성남~여주 전철, 수서~평택 KTX ?

올해 수도권 남부권을 중심으로 새로 뚫리는 전철이나 도로가 많다. 1월 30일 운행을 시작한 신분당선 연장선이 대표적이다. 2011년 개통한 신분당선 정자~강남 구간에서 용인시 수지구를 거쳐 광교신도시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신설 역 6개가 생겼다. 개발 밑그림이 나온 지 10년, 첫 삽을 뜬 지 5년 만이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신분당선을 삼송지구까지 연결하겠다고 나섰다. 계획대로라면 수도권 남부권에서 서울 도심을 거쳐 수도권 북부권으로 이어지는 ‘핫 라인’이 탄생한다. 그러자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했던 수지구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수지구 집값(2월 말 기준)은 0.12%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0.04% 오르는 데 그쳤다.

인천에서 수원을 잇는 수인선 2차 연장 구간도 2월 말 개통했다. 인하대·숭의·신포·인천역이 신설됐다. 인천역에서 시흥시 오이도까지 환승 없이 오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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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서남부 지역을 관통하는 새 길도 뚫린다. 수원시와 광명시를 연결하는 수원 ~광명 고속도로(27.38㎞)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이달 말 개통 예정이다. 화성시 봉담읍에서 수원을 거쳐 광명시 소하동까지 이어진다. 이동시간은 35분에서 15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경기도 여주·이천·광주시를 거쳐 서울 강남으로 이어지는 성남~여주 복선전철도 10년 만에 승객을 태우고 달린다. 올 6월 11개 역이 개통 예정이다. 신분당선 판교역, 분당선 이매역을 지나 삼동~광주~쌍동~곤지암(광주), 신둔~이천~부발(이천)을 통과해 여주역에 종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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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지역은 광주다. 그간 ‘무늬만 수도권’이라는 오명을 벗을 기대에 부풀었다. 이 노선을 이용하면 광주에서 강남까지 30분대에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마땅한 대중교통 수단이 없어 인근 분당신도시까지 자동차를 타고 나가야 했고 이동시간도 1시간이 넘게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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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엔 수서~평택 수도권고속철도(KTX) 개통 소식이 있다. 서울 수서역에서 동탄역을 거쳐 평택 지제역으로 이어진다. 수서~평택 이동시간이 20분으로 줄어든다.

서울 최초 경전철인 우이신설 경전철은 강북구 우이동을 출발해 정릉·성신여대입구(4호선)·보문(6호선)역을 거쳐 동대문구 신설동역(1, 2호선)까지 잇는다. 서울시에 따르면 출퇴근 시간대 우이동에서 동대문구 신설동까지 이동시간이 평균 50분에서 20분으로 단축된다.

|투자 한다면 어디를 사야 하나
도로 나들목, 전철 신설 역 인근
기존 아파트보다 신규 분양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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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노선’으로 불린 서울지하철 9호선과 함께 ‘황금 도로’로 불린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가 뚫린다. 서울에서도 교통여건이 열악한 지역으로 꼽히는 금천구 시흥동에서 관악구를 거쳐 서초구 우면동을 연결한다. 착공한 지 8년6개월 만이다. 강남순환도로는 금천영업소(금천구 시흥동)~관악~사당~선암영업소(서초구 우면동)까지 총 12.4㎞를 잇는 민간 투자사업 구간, 선암영업소에서 과천시 주암동을 거쳐 수서를 연결하는 서울시 시공 구간으로 나뉜다. 이 중 민자 구간이 5월 우선 개통한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금천구에서 강남까지 자동차로 30분 정도 걸려 이동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새 길 났다고 다 오르진 않아
교통 여건 열악할수록 개통 효과
단기 시세차익 노린 투자 삼가야

도로나 전철이 새로 뚫린다고 인근 부동산 몸값이 무조건 오르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개발 계획 발표·착공·개통 시점에 수혜 지역 부동산값이 들썩인다. 개발 계획 발표 후 개통까지 5~10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삼가야 한다. 새 길이 지나는 지역이 모두 개통 수혜를 입는 것도 아니다. 전철은 신설 역, 도로는 나들목 인근 지역이 유리하다.

분양전문업체인 내외주건 정연식 부사장은 “개통 직전이라면 이미 개통 효과가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며 “아파트라면 기존 아파트보다 신규 분양 물량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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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여건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개통 효과가 크다. 이미 교통망이 잘 갖춰진 지역은 생활이 크게 편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2009년 서울지하철 9호선, 경의선 복선전철, 서울 용인 고속도로가 뚫렸지만 한 해 집값이 10% 이상 오른 지역은 9호선이 지나는 서울 강서구뿐이었다. 국민은행 임채우 부동산전문위원은 “강서구는 서울에서도 대중교통이 열악한 편이라 개통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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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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