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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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3호 20면

‘이현세’(1986), 경기 김포, 112 x 77cm, 피그먼트 프린트

‘세 여자의 시선’(1987), 경기 여주, 112X 77cm, 피그먼트 프린트

‘네 영감과 두 할매’(1985), 경북 영주, 112 x 77cm, 피그먼트 프린트

굳이 드라마의 힘을 빌지 않더라도, 우리의 1980년대는 뜨거웠다. 사람들은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살았다. 서울 여의도가 광활한 ‘광장’이었고 대치동이 아직 허허벌판이던 시절, 그들의 눈가엔 열정이 그득했다. 사진가 윤광준은 그런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렇게 뽑아낸 손바닥 만한 필름 사진을 5000만 화소의 최첨단 카메라로 재촬영해 다시 크게 프린트했다. 작가는 말한다. “시대를 함께 살았으니 당연히 알고 보았다고 믿었다. 기억은 불충분했다. 당시 사진의 또렷한 디테일로 대조해본 희미한 기억들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실재했던 기억이 오늘을 사는 이들의 이야기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 전시는 올해 창립 255주년을 맞은 독일의 명품 필기구 파버 카스텔이 후원한다. 무료. 매주 월 휴관. ?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 갤러리 팔레 드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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