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지부장 직선요구…광원농성 나흘째|장성광업소 채탄작업 마비

【장성=임시취재반】국내 최대의 탄광인 석공산하 장성광업소(강원도 태백시 장성동)에서 노조지부장 선거를 둘러싸고 일부 광원들과 가족들이 4일째 농성을 벌이며 다른 광원들의 출근을 막아 이 탄광의 채탄작업이 사실상 2일째 중단되고 있다.
노조지부장의 직접 선거를 요구하며 농성해온 6백여 명의 노조원과 그 가족들은 4일밤 모닥불을 피워놓고 철야로 광업소 정-후문·사택촌 입구를 지키다가 5일 새벽 날이 밝자 늘어난 동조자들과 함께 갑반(상오8시부터 근무)근로자의 출근을 막아 7개 갱의 갑반근로자 1천5백m명 중 3백20여명(철암갱쪽)이 출근했으나 채탄작업은 않고 있다.
부녀자들과 노조원들이 5일 아침 출근버스를 막는 등 시위를 벌이자 차에 있던 일부노조원들이 내려 합세했으나 대부분 집으로 되돌아갔다.
당국은 한석룡 강원도부지사의 지휘로 4일부터 광업소 주변 등에 술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경찰·태백시청직원·동-반장 등을 동원,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부녀자들과 노조원들은 늘어나는 동조자들과 함께 『어용노조 물러가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경찰은 5일 상오 6시45분 근로자들의 출근길을 막은 부녀자 14명을 연행, 조사중이다.

<5일>
광원부인 등 부녀자 4백여 명과 남자광원 2백여 명은 4일 밤 광업소 정-후문과 문곡동 사택 앞 등지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병반근로자 (밤1시부터 근무)들의 출근을 막았으며 5일 새벽부터는 한 길로 나가 광업소로 가는 통근버스를 가로막고 『남자들은 내려라』면서 광원들의 출근을 제지, 곳곳에서 출동한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은 상오 6시35분쯤 광업소 정문 앞에서 출근을 방해하던 이영순씨(30·여·하문곡동) 등 부녀자 14명을 연행했는데 이 소문을 들은 부녀자 50여명이 상오 8시쯤 경찰서 앞으로 몰려가 『연행자를 석방하라』고 요구하다 경찰이 연행자 1명과 면담을 시켜주자 곧 해산했다.
장성광업소 관내에서 가장 큰 사원주택이 있는 문곡동입구 문곡교에는 광원들의 출근을 막기 위해 밤을 지새운 부녀자들과 아침에 몰려나온 부녀자 1백여명이 5일 상오 6시쯤부터 계속 남자 광원들의 출근을 막았다.
일부광원들은 도시락 등을 지참하고 출근길에 나섰다가 부녀자들이 길을 막자 집으로 발길을 돌렸고 상오 7시40분쯤 광업소행 첫 출근버스인 강원5라5380호 버스 등 버스3대가 광원들을 태우기 위해 문곡교 앞에 도착했으나 부녀자들의 제지로 광원들은 버스에 오르지 못했다.
이밖에도 장성광업소 주변 각 사택입구에는 부녀자들이 10여명씌 몰려나와 광원들의 출근을 막았다.

<4일>
부녀자들이 주축이 된 정씨측 지지자 1백50여 명은 4일 상오 6시30분부터 출근길인 문곡동 사택 입구와 광업소 정문·후문 등 4곳에서 갑반(상오8시∼하오4시근무) 근무자들의 출근을1차로 제지했다.
문곡동 사택입구에서는 부녀자 20여 명이 방범초소에 있던 철제 바리케이드까지 옮겨다놓고 출근길을 막았다.
이 때문에 갑반근무자 1천5백92명 중 1천1백4명이 출근을 포기, 철암갱을 제외한 6개 갱의 작업이 중단됐다.
경찰은 4일 상오 9시10분쯤 출근을 제지하던 광업소정문 앞의 부녀자 90여 명 중 8명을 연행한데 이어 상오10시쯤 다시 10명을 연행하자 이에 격분한 부녀자 70여명이 상오11시30분쯤 태백경찰서로 몰려가 이들의 석방을 요구, 상오 11시35분쫌 l8명 전원이 훈방됐다.
부녀자들은 하오 1시45분쯤 광업소 측에서 을반근무자들을 출근시키기 위해 버스 3대를 운행하려하자 버스 앞을 가로막아 제지, 을반근무자 8백71명중 1백67명만 출근했다.
또 하오 10시30분부터 병반근무자(7백79명)들이 걸어서 광업소정문으로 몰려들자 정문 앞에 진을 치고있던 3백여명의 광원들과 부녀자들이 이들을 제지, 철암갱근무자 1백27명을 제외한 나머지 6백52명중 일부는 집으로 되돌아가고 일부는 농성자들과 합류했다.
이어 하오1l시쯤 광업소정문 앞에 모여있던 농성자들은 홍영표 광업소장과 면담을 요청하며 광엄소 측이 설치한 정문 앞 바리케이드를 뚫고 안으로 들어가려다 광업소 경비원들에 의해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