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역 뿌리 내리는 TV다큐멘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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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근래들어 다큐멘터리가 새로운 방송영역으로 그 뿌리를 내리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다큐멘터리의 부재는 지난 20년의 방송사에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이는 곧 우리의 방송체제가 어떠했든 간에 「상업성」과 「오락성」에 근거를 두어왔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야생화의 사계』 『한국의 나비』에 이어 지난 목요일 MBC가 방영한 수중다큐멘터리『한국의 바다밑』은 우리의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가는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겠다.
동해에서 제주도까지 바다밑을 살펴본 이 작품은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울진앞바다의 왕돈암을 비롯, 마치 눈이내리듯 렌즈앞을 통과하는 물고기떼의 정경, 취재진과 문어와의 싸움장면등에서 신비와 서정·재미를 곁들이려는 제작진의 노력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영상의 아름다움을 좇기에는 설명이 너무 미진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어디에 무엇이 있었다」는 지극히 평면적인 생태계 설명보다는 후반부처럼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의 전환과 같은 메시지가 담긴 내용이 강화되었더라면 보다 낫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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