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아주관계 출판물 왜곡상 많다|미교수 분석"지도력 부족. 서양보호 필요"등 그릇 판단|한국에 관한 베스트 셀러 중 90%가 한국전쟁 주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미국인들의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적 우월감은 매우 뿌리가 깊다. 아시아인들은 지도력이 부족하고 비효율적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아시아적인 일에서조차 서양인에게 뒤지며 어린애처럼 철이 없고 체면과 미신에 사로잡혀있는 사람들이라고 미국인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의 센트럴 워싱턴대 사학과 「대니얼·램스델」 교수가 1931년도부터 80년도까지 미국에서의 베스트 셀러를 조사 연구한 『미국의 베스트셀러와 식민주의』(『오늘의 책』겨울호)에서 확인됐다.「램스델」 교수는 50년 동안 뉴욕 타임즈 리뷰와 퍼블리셔즈 위클리가 매주 베스트 셀러로 선정, 게재한 것 중 아시아 관계서적을 대상으로 연구했는데 이 책들이 미국인들의 그릇된 고정관념을 더욱 심화시켜 주었다는 것.
50년 동안의 아시아관계 베스트셀러를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56권(소설류 29권·비소설류 27권)으로 가장 많고 일본도 55권(소설류 13권·비소설류 42권)으로 중국에 못지 않다. 그 다음은 인도에 관계되는 책으로 43권(소설류 25권·비소설류 18권) 이었다.
한국에 관한 베스트 셀러는 모두 10권인데 그중 소설 2편을 포함한 9권은 한국전쟁과 관련된 책들이다. 한국전쟁에 관한 책 중에서도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에 관한 것만도 3권이 된다. 한국에 관한 베스트셀러 가운데 유일하게도 전쟁이야기를 주제로 삼고 있지 않은 작품은 「펄·벅」이 1963년에 펴낸 『갈대는 바람에 시달려도』 뿐이다.
이 책들은 아시아인들의 열등감과 동양은 서양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소설·비소설을 막론하고 베스트셀러들 가운데 아시아인들의 민족주의적 열망이냐 고뇌에 동정적인 자세로 문제에 접근한 책은 거의 없었다. 식민주의자와 민족주의자 사이의 대결에 관해 진지하게 다룬 책은 『추악한 미국인』 단 한 권뿐이다.
「램스엘」 교수는 『미국인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지난50년 동안 베스트 셀러들로부터 받아들인 아시아에 대한 헛된 인종적 우월감과 편견에서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 고 결론지었다.<서울=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