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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독도 괭이갈매기와 눈 마주칠 듯, 말춤 추는 싸이 손에 잡힐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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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주요 VR 체험시설

놀이도 관람도 이제 디지털 시대다.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을 테마로 한 주요 체험시설을 모았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첨단의 장비를 갖춘 곳들이다. 수조가 없는 아쿠아리움이 있는가 하면, 가수가 필요 없는 홀로그램 공연장이 있고, 레일이 아닌 스크린 앞에 놀이기구를 설치한 테마파크도 있다. 독도처럼 쉬이 여행하기 힘든 지역을 가상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다.

HMD를 쓰니 독도가 눈앞에
에버랜드 프라이드 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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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프라이드 인 코리아`에 VR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고글 모양의 VR기기를 쓰면 독도와 경주의 풍경이 360도로 펼쳐진다.

‘HMD(Head Mounted Display)’는 안경처럼 쓰는 디스플레이 기기다. 고개를 돌리는 대로 영상이 따라서 움직여 현실감이 높다. 에버랜드의 역사체험관 ‘프라이드 인 코리아’에는 독도와 경주의 풍경 영상을 탑재한 HMD가 있다. HMD를 쓰면 눈앞에 독도가 곧장 펼쳐진다. 배를 타고 독도의 동도와 서도를 오간다. 서도에 들어 계단을 밟고 오르면 사방으로 시야가 트인다.

구경은 각자의 몫이다. 고개를 숙여 땅과 바다만 보고 나올 수도 있고, 고개를 위로 젖혀 괭이갈매기와 눈을 맞출 수도 있다. 다른 HMD에는 첨성대·월지 등 경주의 유적지가 담겨 있다. 독도 HMD와 달리 새의 시선으로 경주 명소를 내려다본다. 고개만 숙이면 첨성대와 황룡사지의 정수리가 훤히 보인다. 영상은 각각 4분 분량이다. 여행하듯 풍경을 감상하기엔 모자란 시간이지만, HMD를 체험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에버랜드 입장객은 무료. 031-320-5000.

경주세계엑스포공원에는 ‘석굴암 HMD 트래블 체험관’이 있다. HMD와 함께 러닝머신 형태의 가상현실 체험 기기가 설치돼 있다.  발판 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면 가상의 석굴암 곳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HMD를 쓰면 유리벽 뒤에 갇혀 있던 본존불상의 구석구석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서 보인다. 5000원. 054-748-3011.

디지털 교육체험
태백 365세이프타운 재해 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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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365세이프타운의 풍수해 체험관.

VR은 교육용 관람시설의 풍경도 바꿔 놓았다. 강원도 태백에 국내 최초의 안전체험 테마파크 365세이프타운이 있다. 소화기 체험, 극기 훈련 프로그램 말고도 입체 영상과 시뮬레이터로 재난 상황을 극복하는 디지털 체험시설을 갖췄다. 체험 방식은 롯데월드의 와일드 투어와 비슷하다. 풍수해 체험관에서는 구명조끼를 입고 보트형 시뮬레이터에 올라 침수 현장을 탈출하고, 산불체험관에서는 헬기형 시뮬레이터를 타고 산불 진화 과정을 체험한다. 지진체험관에선 진동 좌석에 앉아 규모 8.0 이상의 강진을 몸소 겪는다. 자유이용권 어른 2만2000원, 어린이 1만8000원. 033-550-3101.

충남 서산 ‘서산버드랜드’의 철새박물관에도 어린이를 위한 4D 영상관이 있다. 철새의 시선으로 영상이 흐르는데, 날갯짓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고 물과 바람도 나온다. 시베리아에서 천수만까지 긴 모험을 감행하는 철새의 여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1500원. 041-664-7455.

제주도 거문오름 입구의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도 4D 영상관이 있다. 곶자왈·용암동굴 등의 비경을 제주 설화와 엮은 4D 영상을 관람한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064-710-8980.

스크린 앞에 선 놀이기구
롯데월드 와일드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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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모험을 즐길 수 있는 롯데월드 `와일드 투어`. 3D 영상에 맞춰 시뮬레이터가 자유자재로 움직여 몰입감이 크다.

디지털로 무장한 놀이기구도 있다. 롯데월드가 2014년 100억원을 들여 설치한 ‘와일드 투어’가 대표적이다. 와일드 투어는 시뮬레이터 차량을 타고 영상을 보며 모험을 즐기는 어트랙션이다. 비행기로 하늘을 누비는 ‘와일드 윙’, 지프를 타고 정글을 내달리는 ‘와일드 정글’, 보트로 급류를 타는 ‘와일드 밸리’ 등 세 종류로 나뉜다.

일반 놀이기구와 탑승 방식은 비슷하다. 일단 12인승 차량에 오른다. 안전 바가 내려가면, 폭 12m 높이 4m의 스크린에 다이내믹한 영상이 펼쳐진다. 1인칭 시점의 영상에 맞춰 차량이 상하좌우로 따라 움직여 실제 놀이기구를 탄 듯한 기분을 준다. 비행기가 급강하하면 시뮬레이터가 격렬한 진동과 함께 앞으로 기울어지는 식이다. 협곡을 지날 땐 사방에서 세찬 바람이 불어온다. 시야각을 고려해 스크린이 사람을 감싸듯 휘어져 있어 몰임감이 크다. 가상의 체험인데도 비명을 지르는 탑승객이 적지 않다. 1661-2000.

서울랜드에도 ‘타임머신5D 360’이란 디지털 어트랙션이 있다. 자리에 앉아 3D 안경을 쓰면 영사기 12대에서 입체 영상이 쏟아져 나온다. 스크린에서 뛰쳐나온 티라노사우루스가 관람객의 몸을 관통해 뒤쪽 스크린으로 지나가기도 한다. 02-509-6000. 와일드 투어와 타임머신5D 360 모두 자유이용권이 있으면 탈 수 있다.

콘서트도 디지털로
케이라이브 홀로그램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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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케이라이브에서 볼 수 있는 싸이의 홀로그램 콘서트. 싸이가 중국 진시황릉 병마용갱에 있는 보병과 함께 말춤을 추고 있다.

흥이 넘치는 VR 체험을 하고 싶다면 홀로그램 콘서트 상영관으로 가자. 홀로그램은 빛이 반사되는 성질을 활용한 미디어 영상 기술이다. 원리는 다음과 같다. 레이저빔을 활용해 특수 촬영한 영상을 무대 바닥에 설치한 거울에 쏜다. 거울에서 반사된 영상이 45도 기울어진 투명한 스크린을 통과하면 허공에 입체 영상으로 나타난다. 허공의 이 영상이 홀로그램이다. 3D 영상과 달리 특수 안경을 쓰지 않고도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서울 광희동 KT 케이라이브 공연장에서 싸이·빅뱅 등 YG 소속 가수의 콘서트를 홀로그램으로 만날 수 있다. 무대로 손을 뻗으면 가수가 손에 잡힐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하다. 특수효과도 다채롭다. 화염 속에서 등장한 빅뱅이 우주를 유영하며 노래를 부르고 싸이가 미국 자유의 여신상, 이집트 피라미드 등 전 세계의 랜드마크를 5초마다 옮겨 다니며 말춤을 춘다. 홀로그램 콘서트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더 인기다. 특정 기간에만 열리는 실제 콘서트와 달리 홀로그램 콘서트는 1년 내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입장료 어른 1만5000원, 어린이 1만2000원. 02-2265-0810.

서울 삼성동 SM타운 공연장에서는 샤이니·EXO 등 SM 소속 가수가 등장하는 홀로그램 뮤지컬(어른 4만4000원, 어린이 3만원)도 상영한다. 1644-0180.

날 따라해봐요
무주 태권도원 가상 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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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겨루기를 할 수 있는 무주 태권도원.

맨몸으로 화면 속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가상현실 체험도 있다. 전북 무주 태권도원의 가상 겨루기 체험과 서울의 로보트 태권V 테마 박물관 ‘브이 센터’의 모션 캡처 게임이 대표적이다. 무주 태권도원은 231만㎡(약 70만 평) 규모로 태권도전용경기장·국립태권도박물관·태권도체험관 등이 모여 있는 국내 유일의 태권도 테마단지다.

태권도체험관의 가상 겨루기는 실제 겨루기처럼 2인 1조로 진행된다. 가상 인물이 아니라 함께 온 친구나 가족이 상대가 된다. 동작인식센서가 장착된 카메라 앞에서 동작을 취하면 센서가 움직임을 포착해 화면 속 캐릭터가 체험자의 동작을 재현한다. 발차기·지르기·막기·피하기 등 기본기술 11가지만 인식할 수 있어서 동작을 정확히 해야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2번 이상 연속 득점하면 화면 속 캐릭터가 돌개차기, 점프 뒤차기 등 필살기술을 자동으로 사용한다. 체험비 2000원. 063-320-0114.

브이 센터의 모션 캡처 게임도 태권도원의 가상 겨루기 체험과 작동방식이 같다. 동작인식기술을 활용해 화면 속 태권V를 향해 날아오는 운석을 손발로 쳐서 부순다. 이용요금은 입장료(어른 2만5000원, 어린이 2만원)에 포함돼 있다. 070-4278-8470~2.

디지털로 재현한 바닷속 세상
판교 아이큐아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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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아이큐아리움의 ‘미지의 바다’ 모습.

아쿠아리움 하면 초대형 수조와 수조 안에서 노니는 수많은 해양생물을 떠올린다. 그러나 판교 아이큐아리움에는 물이 한 방울도 없다. 이른바 디지털 아쿠아리움이기 때문이다. 아이큐아리움은 수조 대신에 스크린을 설치해 놓았다. 스크린은 사방에 널려 있다. 벽에도 바닥에도 천장에도 스크린이 있다. 그 스크린 안에서 온갖 종류의 해양생물이 움직이고 있다. 실제가 아닌 걸 알지만 바닷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디지털 수족관의 장점은 보유 생물 숫자다. 실제 아쿠아리움보다 구경할 수 있는 해양생물이 훨씬 더 많다. 길이 15m의 혹등고래부터 심해에 사는 투니케이트, 지금은 멸종된 고대 어류 할리사우루스 같은 것도 있다. 디지털 세상이므로 뭐든지 가능하다.

디지털 아쿠아리움을 이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입장할 때 스마트폰처럼 생긴 ‘아쿠아킷’이라는 모바일 기계를 나눠준다. 스크린에서 보이는 해상생물이 아쿠아킷에서도 보인다. 그 기계를 들고 ‘미지의 바다’ ‘고요한 바다’ ‘광활한 바다’ 등 테마가 다른 7개 방을 돌아다닌다. 스크린의 해양생물을 터치하면 아쿠아킷에서 해양생물의 정보가 뜬다. 입장료 어린이 1만2000원, 어른 1만6000원. 031-628-4880. 5월 말까지만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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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와! 정글이다" VR 탐험 실제처럼 스릴있네

글=백종현·홍지연 기자 jam1979@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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