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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책상엔 교과서·필기구만 두고, 참고서는 손 닿는 책꽂이에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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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시험기간이 다가옵니다. 공부를 하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았는데 어지럽게 널브러진 물건들이 자꾸만 눈에 들어오네요. 지우개부터 책까지 각 맞춰 정리하다 보니 공부는 시작도 못하고 또 하루가 지나갑니다. 평소 방 정리를 하지 않은 것이 후회되는 순간이죠.

지난 10일, 청소년의 방 정리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임희정 정리 컨설턴트가 김송아린 학생기자의 방을 방문했습니다. 임 컨설턴트는 정리만 잘해도 성적은 물론 운명까지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정리가 절약과 시간 관리 습관을 만들어주기 때문이죠.

성적을 올리고 싶은가요? 그렇다면 공부방 정리를 먼저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분류·정돈·유지’ 3단계 정리 법칙 속에 1등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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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곳에 섞여 있는 서랍 속 물건들을 수납함과 페트병을 이용해 칸을 나누고 수납했다.

김송아린 학생기자의 방에 들어선 임희정 정리 컨설턴트는 가장 먼저 책상 공간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중심 공간이기 때문이죠. 아린양의 책상에는 다양한 물건이 모여 있었어요. 책상 위쪽엔 연필꽂이·스탠드·약 등이 나란히 줄지어 있고, 책상 오른쪽엔 오디오가 왼쪽엔 책이 수북이 쌓여 있었어요. 책상 서랍에는 수첩·색종이·머리 끈 등 다양한 물건들이 넘쳐 열고 닫을 때 불편했죠. 아린양은 “공부할 때 교과서·참고서·노트 등을 함께 펼쳐야 하는데 책상 위 공간이 부족해 불편하다”고 호소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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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상 물건을 분류하고 있는 김송아린 학생기자와 임희정 정리 컨설턴트. 한국정리정돈협회 대표를 맡고 있는 임 컨설턴트는 청소년에게 정리법 교육을 하며 다양한 콘텐트를 개발하고 있다.

2 학습에 필요한 물건 위주로 정리된 아린양의 책상.

분류하기 | 책상 정리의 시작은 자신에게 현재 필요한 물건 선별하기입니다. 아린양은 책상 위에 놓여있는 물건을 모두 꺼내 한곳으로 모은 후 공부방 물건과 공부방 물건이 아닌 것, 버려야 할 것을 분류했어요. 몽당연필은 쓰레기통으로, 장난감은 동생 방으로 옮기고 나니 자신이 사용할 연필과 지우개만 남았죠.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처럼 쌓여 있는 책을 매일 보는 교과서와 참고서,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으로 분류했어요. 임 컨설턴트는 “책상에는 공부할 때 주로 보는 교과서만 두는 것이 좋다”며 그 외의 책은 옆의 책장으로 옮겨 책상 위 물건을 반으로 줄였습니다.

물건 집 만들기 | 공간이 좁아 물건이 쉽게 쌓이는 책상 서랍은 칸막이로 구역을 분리해 각 물건마다 자리를 만들어 주세요. 물건 고유의 자리를 만들고, 항상 그 자리에 놓기만 하면 아무리 좁은 공간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죠. 이때 물건은 크기나 형태별로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린양의 책상 서랍은 손바닥만한 크기부터 노트 크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수첩으로 꽉 차 있었어요. 임 컨설턴트는 “비슷한 물건이 많을 땐 먼저 버리거나 나눠서 물건의 양을 줄이라”며 “칸을 나눠 수납하면 더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린양은 물건의 크기에 따라 공간을 6칸으로 나누고, 이름표를 붙여 주소지를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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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옆에는 가로·세로 4×4칸 책장이 나란히 놓여 있어요. 책장에는 일반 책을 비롯해 어린이 전집, 예전 일기장, 학교에서 받은 보충 자료와 노트 등 종이 서류가 함께 꽂혀있었죠. 겉으로 보기엔 잘 정리된 듯 보였지만 구겨지고, 접힌 종이들이 들쭉날쭉 자리 잡고 있었어요. 아린 양은 “책 읽기를 좋아해 마련한 공간이지만 정작 자주 읽는 책은 놓을 곳이 없다”며 노트, 보충 자료 등 학습을 하며 꾸준히 생겨나는 물건들을 책장에 정리할 수 있는 법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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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과 사용 빈도 등 생활패턴을 고려해 책을 배치하되, 높이가 비슷한 책끼리 키를 맞춰 책장에 꽂으면 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생활패턴을 고려해 배치하기 | 아린양은 ‘동선과 사용 빈도’를 책장 정리 규칙으로 정했습니다. 손 닿기 쉬운 첫째·둘째 칸에는 자주 찾는 책과 보충 자료를, 허리 밑에 위치한 셋째·넷째 칸에는 가끔 보는 책과 예전 일기장을 놓았죠. 임 컨설턴트는 눈높이에 위치한 둘째 칸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두고, 책장을 조금 비우라고 조언했어요. 도서관 책을 반납 예정일 순으로 정리해 먼저 읽어야 할 책을 파악하고, 새로 빌려온 책을 꽂기 위해서죠. 임 컨설턴트는 “생활 패턴을 고려해 물건을 배치하면 우선순위 판단이 쉬워져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며 정리의 효과를 설명했어요.


깔끔하게 감추기 | 
보충 자료 같은 종이류 정리를 고민하는 아린양에게 임 컨설턴트는 “모으고, 묶고, 감춰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낱장의 종이를 파일로 묶으면 하나의 책이 돼 관리하기 편합니다. 파일이 많아지면 깔끔하게 박스에 담고요. 일정 기간을 두고 파일 상자를 정리하면 불필요한 자료를 골라 버리는 효과도 있죠. 종이 서류를 디지털 파일로 만들어 컴퓨터에 저장하는 방법도 있어요. 친구들의 손 편지나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추억을 기념하고 싶지만 자주 꺼내 보지 않는 물건은 사진으로 찍어 컴퓨터에 저장하면 책장 공간은 남고, 내용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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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은 정리하기 가장 어려운 공간입니다. 옷의 특성상 일정한 형태로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아린양의 옷장은 상의와 하의로 나누어 정리되어 있었지만 옷을 찾고, 꺼내는 과정에서 흐트러져 엉망이 되어버린 상태였죠. 옷이 서로 엉켜서 부피가 커지다 보니 공간이 부족해지고, 결국 양말과 같이 매일 찾게 되는 옷들은 베란다 밖에 따로 보관하고 있었어요. 아린양은 “입고 싶은 옷을 찾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구겨져서 입지 못할 때도 있다”며 옷장 정리가 어렵다고 하소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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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같은 크기의 사각으로 접어 세로로 수납한 모습.

어떤 옷이든 세우기 | 옷을 세로로 세워서 정리하면 책꽂이에 꽂힌 책처럼 수납할 수 있습니다. 옷을 눕혀서 정리하면 맨 밑에 있는 옷은 보이지 않아 찾기 어렵고, 옷을 꺼낼 때 모두 흐트러져 유지가 어렵죠. 이때 책 지지대를 마지막 옷에 밀착시키면 옷을 넣고 꺼낼 때 흐트러짐 없이 관리할 수 있습니다. 옷을 담는 도구도 중요합니다. 정전기·보풀 등이 생기는 옷감의 경우 플라스틱 박스보다 종이 백을 이용한 수납 박스가 더 유용합니다. 종이 백을 높이에 맞게 잘라준 후 안쪽으로 접어주면 사각 틀이 만들어져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공간의 크기와 높이에 맞출 수 있어요.

사각으로 접기 | 옷을 접는 방법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공간 크기가 달라집니다. 상·하의 모양에 따라 각자 다른 모양으로 접게 되면 수납 공간이 줄어들어 같은 공간이라도 적은 양밖에 수납할 수가 없게 되죠. 옷을 둥글게 말아 보관하는 아린양에게 임 대표는 “옷을 둥글게 말면 모두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 수 있지만 둥근 부분이 옷장 안에서 풀어져 서로 엉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수납 공간에 맞게 사각으로 옷을 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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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접는 법
①옷의 등쪽이 위로 오도록 펼친다.
②양팔을 등쪽을 향해 접은 뒤 옆선과 평행하도록 맞춰준다.
③아랫부분을 위로 접어준다.
④뒤집어 주면 옷 접기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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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의 접는 법
①바지 앞면을 위로 펼친다.
②왼쪽을 오른쪽에 포갠 뒤
엉덩이 부분을 안쪽으로 집어넣어 일직선이 되게 한다.
③무릎 높이에서 반으로 접는다.
④주머니가 보이도록 3을 다시 반으로 접는다.

글=이민정 기자 lee.minjung01@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동행취재=김송아린(서울 돈암초 5) 학생기자, 도움말=임희정 한국정리정돈협회 대표, 참고도서=『정리의 달인』 『우리아이 정리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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