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수도권 연대 힘들다” 당무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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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수도권 야권연대를 주장하며 당무를 거부했던 천정배 공동대표가 15일 대표직에 복귀했다. 이날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한 시간여 비공개 회동 끝에 내린 결론이다.

안철수와 담판회동 뒤 입장 바꿔
국민의당, 탈당 정호준 영입 나서

천 대표는 회동 후 입장자료를 내고 “현재 여건상 당 차원의 수도권 연대는 여의치 않다”며 “이 상태에서 더욱 열심히 당 대표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우리 당의 승리를 이룩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어떠한 경우라도 수도권 중심의 야권연대가 야당 지도부 차원에서 결정되고 이뤄져야 한다”(지난 14일)는 발언에서 물러선 것이다. 천 대표는 지난 14일 저녁 서울에서 측근들과 모임을 열고 당 대표직 사퇴는 물론 총선 불출마 선언까지 검토했다고 한다. 그러나 15일 안 대표와 만나고 난 뒤 7시간 고민한 끝에 ‘당무 복귀’를 선택했다.두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한 시간가량 서울 모처에서 배석자 없이 비공개 회동을 했다.

회동이 끝난 후 안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천 대표의 한 측근은 “오늘 회동에서 안 대표 역시 새누리당 압승을 저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수도권 연대만 주장할 수는 없는 노릇인 데다 더민주가 친노 패권을 청산했다고 보기엔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책임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권연대가 어렵다는 것일 뿐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천 대표가 당 지도부 잔류를 선택하자 김한길 의원은 “한 달 뒤의 결과에 대해 야권 지도자들 모두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눈 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눈 뜬 사람 하나가 모든 진실을 말해준다는 말이 있다. 답답하다”는 말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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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더불어민주당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정호준(초선·서울 중-성동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하지 못한 공천으로 총선 승리 동력을 갉아먹고 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정 의원은 부친 정대철 전 의원이 있는 국민의당에 입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정 의원이 입당하면 국민의당 의원은 20명으로 늘어 원내교섭단체가 될 수 있지만 공천에서 탈락한 임내현(초선·광주 북을) 의원이 17일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예고했다. 이 경우 다시 19석에 머물게 된다. 국민의당은 오는 28일까지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선거보조금 46억원가량을 더 받을 수 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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