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부양, 한 박자 쉰 일본은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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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일본은행(BOJ)이 한 박자 쉬었다. 마이너스 금리를 더 낮추지도, 양적 완화(QE) 규모를 확대하지도 않았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15일 열린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0.1%)를 유지하기로 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7, 반대 2였다. 연간 자산매입(QE) 규모도 기존 80조 엔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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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글로벌 시장의 관심은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BOJ의 내부 평가였다. BOJ는 올 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지급준비금 이상으로 맡긴 돈에 대해 연 -0.1% 금리를 물리기로 했다. 그 바람에 시중은행 순이익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다. 엔화 값은 마이너스 금리정책에도 강세를 보였다. 한쪽에서는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양적완화 확대 않고 금리 유지
“마이너스 정책 실패” 지적도

구로다 총재는 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이너스 금리의 파장을 계속 모니터링해야한다”며 “가계대출 등 시중 금리가 뚜렷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너스 금리 효과가 경제 전체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실물 경제에 대해선 올 1월 진단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구로다는 “기업의 실적과 고용 시장이 좋아지고 있다”며 “단 신흥국,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 때문에 수출이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구로다는 “연간 물가 상승률은 내년 상반기에나 2%에 이를 전망”이라며 “그때까지 통화의 양적·질적 완화뿐 아니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계속 쓰겠다”고 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일본 담당 경제분석가 4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4월이나 7월에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 완화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석가는 3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날 BOJ의 동결결정 이후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만기 수익률)는 전날보다 0.037%포인트 올라 -0.002%에서 거래됐다. 미 달러와 견준 엔화 값은 113.4엔 선에서 사고 팔렸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0.68% 하락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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